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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학가에선 주소 이전 '미투(Me Too·나도)' 본격화

교내·외 장학금 혜택,지방공무원 취업,아파트 당첨 등 유리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20만원 주는 '세종사랑장학금제' 도입
지역 3개 대학 재학생 2만3천여명 중 전입자는 20%도 안 돼

  • 웹출고시간2018.03.22 18:07:02
  • 최종수정2018.03.22 18:07:02

2018년 3월 22일 아침 고려대 세종캠퍼스 정문 인근 모습.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세종시내 대학생들 사이에서 '주소 옮기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지 출신이 대다수인 학생들은 기숙사나 학교 주변에 살고 있으면서도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주민등록을 부모님 거주지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주소가 다른 지역이면 장학금이나 지방공무원 시험 등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또 세종시는 인구가 늘어나면 시세(市勢)가 커지기 때문에, 주소를 옮기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익대 세종캠퍼스의 봄 풍경.

ⓒ 최준호기자
◇주소 옮기면 각종 장학금 받기에 유리

그 동안 서울 서초동 집에서 고속버스로 통학했던 고려대 세종캠퍼스 학생 홍 모(24·경영학과 3학년) 씨는 최근 학교 인근 조치원읍 신안리의 원룸에 입주,주소도 옮겼다.

홍 씨는 "버스 통학시간이 하루 3시간이 넘어 공부하는 데 애로가 많았다"며 "취업시험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장거리 통학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내 대학생들이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옮기려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세종시 공무원이 되기에 유리하다.

중앙공무원이나 서울시 지방직과 달리 세종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공무원을 뽑을 때 거주지 요건을 둔다.

시험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해당 지역으로 돼 있거나,과거 통산 3년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인구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세종시는 시청 조직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다른 지역 공무원들에 비해 혜택이 많다.

우선 선발 인원에 비해 인구가 적기 때문에 합격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공무원이 된 뒤에는 승진 기간이 빠르다. 무주택자는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특별분양도 받을 수 있다.

둘째,장학금 혜택이 늘어난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다른 시·도에서 세종시로 주소를 이전한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세종사랑장학금' 제도를 이번 학기부터 시행한다.

이미 이전한 학생을 포함, 4월 2일부터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1인당 20만 원을 준다. 그러나 전입한 지 6개월 이내에 전출하면 자격을 박탈한다.

세종시도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주소를 이전한 대학생에게 매년 각종 장학금을 주고 있다.

우선 '성적우수 장학금'은 시내 대학 재학생 가운데 부모나 본인이 세종시에 주소를 두고 1년(공고일 기준) 이상 거주한 50명에게 1인당 최고 200만 원을 지급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직전 학기 성적이 4.5점 만점 기준 3.5점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주소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신청을 포기한 학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모범 장학금'도 같은 주소지 기준을 충족하는 중위소득 이하 가정 학생 100명에게 1인당 최고 200만 원까지 지급된다.

세종시에 1년 이상 주소를 둔 학생은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 이자금'을 지원받거나,'해외탐방장학생'으로 선발될 수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홍익대 세종캠퍼스 모습(항공사진).

ⓒ 홍익대 홈페이지
◇부모와 함께 인기 아파트도 분양받을 수 있어

셋째,재테크에도 도움이 된다.

도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세종시는 최근 분양되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으면 당첨될 확률이 거의 없다.

청약 순위가 같을 경우 '세종시에서 주민등록상 1년 이상 거주한 세대주'에게 당첨 우선 순위(당해지역)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대주인 부모와 함께 재학 기간 세종시로 주민등록을 옮기는 학생도 있다.

이밖에 세종시의 이미지가 높아진 점도 학생들의 주소 이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고려대·홍익대 조치원캠퍼스 학생이나 졸업생은 대부분 지역 출신이란 점이 알려지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세종시 관계자는 "연기군 시절(2012년 6월 이전)에는 두 학교 교수는 물론 학생들도 지역사회와 동화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강했다"며 "하지만 시가 출범한 뒤에는 정부나 시의 사업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도 적극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시내에는 신학대학인 대전가톨릭대(전의면·학생수 91명)를 제외하고 3개의 일반 사립대학(종합대 2,전문대 1)이 있다.

작년말 기준 재학생 수는 △1980년 개교한 고려대 세종캠퍼스 9천778명 △88년 문을 연 홍익대 세종캠퍼스 8천843명 △93년 웅진전문대로 개교한 한국영상대(장군면) 4천850명 등 모두 2만3천471명이다.

하지만 세종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학생은 이들 가운데 20%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각 학교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편 고려대와 홍익대가 있는 조치원읍의 2월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4만6천452명이다.

최근 신도시에서 아파트가 대대적으로 입주되면서 매월 수십명 씩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 세종캠퍼스가 벌이는 '세종사랑장학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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