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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江 품은 방콕' 태국 키우다

'동양의 베네치아' 차오프라야강
강 주변에 왓포·왓아룬·왕궁 등 위치
선착장서 소형 유람선 타고 관람 가능
메기 밥주기 등 이색체험

  • 웹출고시간2018.02.13 20:44:20
  • 최종수정2018.02.13 20:44:20

편집자

북극 한파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은 지난 1월, 태국은 여행자를 여름으로 안내한다.

청주국제공항에서 부정기편 항공기를 타고 6시간여 만에 도착한 방콕공항을 빠져나오자 후끈한 바람을 타고 온 매캐한 매연이 폐부를 찌른다.

방콕이 태국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강은 도시를 키운다고 했던가. 방콕이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것은 마르지 않는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을 태운 배가 차오프라야 강 위를 지나고 있다. 강 너머에는 왕궁 지붕이 보인다.

[충북일보]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은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린다.

28층 호텔에서 바라본 차오프라야 강 주변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고층빌딩이 우뚝 솟아 있었다. 오늘날 역동적인 방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고층빌딩에 압도된 오래된 수상가옥은 개미집 같았다.

차오프라야 강은 마치 간밤에 비라도 내린 양 흙탕물처럼 탁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강바닥에 진흙이 많아 흙탕물처럼 보이는 것일뿐 실제로 수질은 깨끗한 편이라고 한다.

햇살이 퍼지자 황톳빛 강물을 감싸고 있던 희뿌연 물안개가 거치고 방콕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강의 길이는 370여 ㎞이다. 북쪽 라오스 산지에서 발원한 물길이 만든 삼각주는 곡창지대를 만들었고 풍요로움을 선사했다.

방콕 차오프라야 강 주변에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환경오염과 범람 등을 이유로 수변공간 주변이 엄격히 제한된 우리나라와 달리 방콕은 차오프라야 강을 중심으로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차오프라야 강이 흐르는 방콕도 여느 도시처럼 물길을 따라 성장했다.

육로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농산물 등의 수송과 사람들의 왕래에 있어 중요한 구실을 해왔다. 지금도 항구를 따라 거슬러 올라온 화물선들이 종종 눈에 띈다.

방콕은 차오프라야 강 하구에서 32㎞ 상류에 위치한다.

차오프라야 강은 땅 위에 집을 지을 수 없던 가난한 이들에게 품을 내어줬다.

방콕을 가로지르는 강의 깊이는 10m, 폭은 150m다. 건기에도 풍부한 물이 찰랑대니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착장은 왕궁에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시끌벅적한 시장을 통과해 만난 선착장에는 배를 타고 내리는 이들이 빽빽이다.

수변 지역에는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수상 가옥과 수상시장이 있다.

물에 잘 뜨는 야자수로 만든 집에서 사는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땅 위에 집을 가질 수 없는 빈민층이다.

최근에는 희소성 덕에 부유층들이 번듯하게 짓고 별장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호텔이며 상가가 들어서기도 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배가 고속으로 질주하면 강물이 부서진다.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이 물을 마시지만 않을 뿐 직접 빨래도 하고 목욕도 한다. 수상가옥에서 배출된 오물은 별도의 배수관을 통해 배출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차오프라야 강 위에서 생활하는 수상가옥 주민들이 작은 배에 과일 등을 싣고 판매하고 있다. 한 노인이 관광객을 태운 배가 들어오자 노를 저어 다가오고 있다.

관광객을 태운 배가 수상가옥 앞에 멈춰 서면 수상가옥 아래 그늘 밑에서 좁고 기다란 배를 탄 노인이 노를 힘껏 젓고 다가온다.

작은 배에는 망고, 바나나 등 각종 열대 과일과 땅콩, 빵, 공예품 등이 한가득 실려있다.

태국 화폐인 바트를 받지만 한국 돈도 받는단다. 바나나 한 송이는 1천 원, 무척 저렴했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가면 바다에 닿는다. 바다와 내륙을 오가는 거대한 배들이 화물을 싣고 유유히 강을 지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색체험으로는 메기에게 빵 주기가 있다.

배 위에서 빵을 떼 강물에 던지면 강바닥에서 기다리던 메기들이 수면 위로 떠 올라 큰 입을 자랑한다.

물 반 고기 반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이러한 광경은 오후에는 배가 부른 메기들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아 오전에만 볼 수 있다.

배를 타고 차오프라야 강 주변을 둘러보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선착장에서 배를 탔지만 내릴 때는 묵고 있는 숙소 앞에서 내린다는 점이다. 호텔이 강과 바로 맞닿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차오프라야 강 주변에는 태국 동전에 선명하게 새겨진 왓 아룬(Wat Arun), 왓포(Wat Pho), 왕궁 등이 있다.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포 사원.

왕궁과 가장 가까운 사원은 왓포다. 왓포는 '보리수 사원'을 의미하는 말로 사원 내에는 아름드리 보리수나무가 있다.

이곳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자 가장 넓은 사원이라고 한다.

사원에는 길이 46m, 높이 15m의 와불상이 있는데 부처가 열반에 드는 과정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1832년 라마 3세의 명으로 제작된 불상으로, 자개로 장식된 거대한 발바닥은 삼라만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라마 1세에 의해 태국 최초의 대학이 설립되기도 했으며 현재도 태국 전통의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원 내 마사지 스쿨에서는 태국 전통 마사지 교육을 하고 있고 일반인들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왓 아룬은 '새벽의 사원'이라는 뜻이 있다.

새벽 해가 떠오를 때 탑(프랑·Prang)에 이 장식된 도자기 등이 빛을 반사해 강 건너편까지 도달한다고 한다.

이 사원은 차오프라야 강을 상징하는 곳으로도 통한다.

82m의 탑은 힌두교의 시바 신을 상징하며 중국 도자기와 유리 등으로 장식돼 있다. 이 탑은 배를 타고 차오프라야 강을 관광할 때도 볼 수 있다. 마치 물 위에 탑이 떠 있는 듯했다.

파타야에 조성된 인공 수상시장인 플로팅 마켓 입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방콕에서 차를 타고 2시간 30여 분 떨어진 파타야에는 플로팅 마켓(Pattaya Floating Market)이 있다.

플로팅 마켓은 파타야 남부 지역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9천900㎡(3천 평) 규모의 수상시장이다. 입구에는 단체여행객들의 2층 버스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대표 관광지라는 유명세를 실감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파타야 플로팅 마켓에서 상인이 열대과일을 진열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관람객들이 배를 타고 파타야 플로팅 마켓을 둘러보고 있다.

관광객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플로팅 마켓은 입장료 200바트(7천 원)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목조 갑판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각종 공예품과 기념품, 전통 의상 등을 판매하는 상가들이 늘어서 있다.

파타야 플로팅 마켓에서 악어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상인이 꼬치에 끼운 악어고기를 굽고 있다.

이곳에서는 악어고기도 맛볼 수 있다. 악어고기는 꼬치에 끼워 양념을 바른 뒤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먹을만하다는 가이드의 추천과 달리 실제로 맛을 보려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목조 데크를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 작은 배를 타고 수상시장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단체여행객들의 긴 줄을 보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인공적으로 만든 곳이었지만 태국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원시의 강은 문명을 잉태하는 힘으로 도시를 키웠다.

길이 되고 역사가 되는 시간을 보냈다. 강이 도시를 키운 것처럼 도시가 강을 키우는 시대가 도래했다.

몹시 추웠던 지난겨울, 강을 품은 도시 방콕은 갑갑한 일상의 휴식처였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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