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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31 21:21:59
  • 최종수정2018.01.31 21:21:59
[충북일보] 최근 충북이 시끄럽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현직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잇달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20-30대 유권자들을 위한 북콘서트도 열고 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유권자와 만남의 장이 될 수 있다. 정치신인들에겐 합법적 홍보 수단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세 과시와 법망을 피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로 변질됐다. 무분별하게 보내진 초대장은 '청구서'가 됐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인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 유권자들을 만나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합법적인 홍보 수단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표도 얻고 돈도 얻는 일석이조의 자리인 셈이다.

정치인에게 출판기념회는 선거전을 치르기 위한 실탄 확보 장소다. 책을 팔아 번 수입 내역도 공개할 필요가 없으니 무한대로 모을 수 있다. 참석자들에게 1인당 1천원 이하의 다과제공도 허용된다. 장소나 초청인원 제한규정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유권자들의 시각은 아주 부정적이다. 앞서 밝혔듯이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선거자금 모금 창구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유력 정치인이나 현역 단체장 등 실세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일수록 더하다.

현역 정치인도 선거일 90일 전이라면 횟수 등 아무런 제재 없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다. 게다가 '깜깜이 책값'도 규제받지 않는다. 출판기념회에서 책값 명목으로 건네는 축하금품의 경우 정치자금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역 자치단체장이 출판기념회를 한 번 하면 억대를 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공무원이 30년 이상 근무하고 받는 퇴직수당보다 더 많은 돈을 하루에 번다는 얘기도 있다. 정치인들이 앞에선 개혁을 외치고 뒤로는 잇속만 챙기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정치인 출판기념회 초대장은 갑의 고지서로 변질됐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눈도장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참석 못한 사람들은 책값 명목의 봉투를 전달하는 분위기다.

우리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를 정치권의 대표적 '적폐'로 판단한다.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올바른 선거 방향에 큰 걸림돌로 여긴다.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서울과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규제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을 홍보하고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건 정치 후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원천적 금지는 어렵더라도 제도적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1인당 구매 한도를 둔다든지 수입에 대해 정확히 공개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정치자금으로 신고토록 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현직 단체장의 경우 횟수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 많은 공무원과 업자들은 단체장 출판기념회를 외면하기 힘들다. 차기 선거 공천이나 당선 가능성이 높을수록 더 그렇다. 이런 분위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사람은 한 평생 살면서 책 한권 내기가 힘들다. 책이 나오면 저자와 지인들이 함께 모여 축하하는 자리가 '출판기념회'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에 이런 진지한 정신이 담겼으면 한다.

"좋은 책이든 나쁜 책이든 모두 쓰는 데 많은 노력이 든다. 그리고 책은 저자의 정신으로부터 진지하게 나온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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