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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28 21:13:08
  • 최종수정2017.12.28 21:14:54

테크노폴리스 불야성

짙게 깔린 어둠 속으로 2017년 한 해를 밀어 넣는다. 탄핵정국, 사드논란, 북핵실험 등 다사다난((多事多難)의 기억도 삶의 편린이다. 이념과 세대 갈등으로 얼룩진 하늘을 밝히는 것은 언제나 인간의 몫이었다. 다시 인간의 손으로 희망의 새 빛을 쏘아 올린다. 영원의 소망을 담는다. 정유년의 밤이 저무는 시간이다. 사진은 청주시 강서 2동 테크노폴리스 내 SK 하이닉스 공장 공사현장.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붉은 닭'의 해인 2017년이 역사로 기록됐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올해 충북은 역사의 한 면을 빼곡하게 채웠다. 조기 대선, 고속철도(KTX) 세종역 설치 논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운항 중단 속출, 수해와 특별재난구역 선포 등으로 숨 가빴지만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충북의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청주공항 모기지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 반려로 충북은 침통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충북의 한해를 정리했다.

충북의 봄은 조기 대선과 KTX 세종역 설치 논란으로 뜨거웠다.

헌법재판소는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개월 만이었다. 대통령의 궐위(闕位)로 12일 20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는 5월 9일 '장미 대선'으로 기록됐다. 캐스팅보트였던 충북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은 38.61%로 전국 득표율보다는 2.47%p 낮았지만, 보수성향이 강한 제천과 옥천에서 각각 1.83%p 2.27%p 차로 신승을 거뒀다.

조기 대선과 맞물려 세종역 설치 논란은 지역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국토 균형발전에 어긋날 뿐아니라 고속철도역 적정거리를 무시해 일명 '저속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세종역 논란은 대선 과정에서 주요 공약으로 꼽히기도 했다. 논란 속에 수행된 한국 철도시설공단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서 세종역은 비용대비 편익(B/C)이 0.59로 분석, 추진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수마가 할퀴고 간 충북의 여름은 처참했지만 전국에서 모여든 손길이 수재민들을 보듬었다. 7월 15~16일 청주와 괴산 등 충북 지역은 22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강수량은 청주시 302.2㎜, 괴산군 183.0㎜에 달했고 1천638가구, 4천43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우로 피해가 컸던 청주와 괴산은 수해 12일 만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청주, 괴산의 피해액은 각각 346억500만 원, 119억6천만 원에 달했다. 괴산댐 인근 주민들은 몸만 간신히 빠져나와 목숨은 건졌지만 수마는 생활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보은·증평·진천군은 특별재난구역에 제외됐지만 재난지원금 등 간접지원을 받게 됐다. 수해로 한 달간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금된 수재의연금품은 49억 원이 모금됐다. 공무원과 군인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등 7만6천여 명은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수해의 시름을 떨쳐버릴 새도 없이 살충제 달걀 파동이 전국을 강타했다. 충북도 예외는 없었다. 음성군 생극면에 있는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에서 기준치를 6배 이상 초과한 살충제 성분 '비펜트린'이 검출돼 전량 폐기됐다.

충북의 가을은 전국체전과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등 국제행사로 물들었다.

13년 만에 충북에서 개최된 '98회 전국체전(10월 10~26일)'에서 충북은 종합 2위를, 전국체전보다 앞서 치러진 '37회 장애인체전(9월 15~19일)'에서는 종합우승의 신기원을 열었다. 전국체전을 계기로 지어진 충주종합경기장(공인 1종 규격), 세계 최대 규모의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입촌은 열악한 체육 인프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도 했다.

제천에서는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9월 22일~10월 10일)'가 개최됐다. 행사기간 국내외 관람객 110만 명이 방문했으며 232억 원의 수출계약, 64억 원의 MOU체결 등 총 296억 원의 거래성과를 거뒀다.

청주시에서는 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 9월 13일~10월 22일)가 열렸다. 올해 비엔날레는 18개국 780여명 의 작가가 참여해 4천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고 35만여 명이 방문했다.

올 겨울은 혹독했고 잔인했다.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2018년도 수능이 16일에서 23일로 1주일 연기됐다. 수시·정시 일정도 1주일씩 미뤄졌고 수험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숙원이었던 중부고속도로 서청주~증평 구간 확장 등 현안 해결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며 충북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5조1434억 원)를 따냈지만, 청주공항 LCC모기지 항공사 면허 신청은 불발되며 희비가 교차했다.

크리스마스를 불과 나흘 남겨둔 지난 21일 제천 화소동 화재가 발생 65명의 사상자를 냈다. 인재(人災)였다.

불법 증축,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누군가는 가족을, 또 다른 누군가는 이웃을 잃었다.

역사가 기록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어느 해보다 뜨겁고 차가웠던 2017년을. 아듀(Adieu) 2017.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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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