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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위 떨친 동장군 울고웃는 전통시장

채소 좌판 '임시휴업' 담요 덮은 과일만 '빼꼼'
생선가게 동태 매출 '쑥' 순대골목 손님 북적

  • 웹출고시간2017.12.13 21:25:52
  • 최종수정2017.12.13 21:25:52
[충북일보] 동장군의 기세에 전통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매서운 한파가 이어진 13일, 청주 육거리시장은 여느 날과 달라 보였다.

채소들은 추위를 피해 꼭꼭 숨었다.

휑한 채소 거리에 문을 연 가게는 몇 곳 없었다.

푸른 채소들이 즐비했던 좌판은 임시휴업에 들어간 듯 텅텅 비어 있었다.

홍기선(55)씨의 채소가게에는 추위에 강한 버섯과 고사리만 진열돼있다.

점포 안에 있는 나머지 채소들은 찾는 이를 기약 없이 기다린다.

홍씨는 "날이 추워지면 채소를 찾는 발길이 대형마트로 옮겨 간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들도 안에 있는 채소를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과일도 동장군이 무서운 건 마찬가지다.

추위에 약한 배는 담요 밑에서 추위를 피하고, 바나나는 실내로 옮겨졌다.

과일가게 주인 이병준(38)씨는 "귤, 사과 등 상대적으로 추위를 잘 버티는 과일에 담요를 덮어 바깥에 진열한다"며 "햇볕이 날 때는 담요를 걷어둔다"고 말했다.

꿀떡은 전기장판 위에서 몸을 녹인다.

꿀떡은 설탕이 들어있어 다시 찔 수 없기 때문이다.

수족관 속 물고기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바닥에 붙은 잉어는 움직일 생각이 없고, 붕어들은 삼삼오오 모여 있을 뿐이다.

수족관 물이 얼지 않도록 간간이 지하수가 공급된다.

13일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생선장수 장정현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생선이 얼어버릴까 소금물을 연신 뿌리고 있다.

생선가게는 겨울이 반갑다.

동태와 고등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준 덕에 겨울 매출이 나쁘지 않다.

얼음도 하루 한 포면 충분하다.

30년간 생선 장사를 한 장정현(58)씨의 손은 소금물을 뿌리느라 바쁘다.

그는 "아주 추운 날에는 생선을 얼음 안에 넣어놓는 것이 오히려 덜 언다"며 "생선 위에 소금물을 뿌려 생선이 어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어묵을 파는 분식가게도 분주하게 돌아간다.

차가운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묵을 먹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한파가 찾아올 때면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많다고 한다.

장갑과 토시, 수면 양말을 파는 노점상 주인의 표정도 밝다.

이런 날이면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한 점심시간, 따뜻한 국밥을 찾으러 온 이들로 순대 골목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소주병을 올려놓은 자리가 유난히 많다.

추운 겨울, 국밥에 소주 한 잔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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