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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대 기계소리 멈춘 수동 인쇄거리

스마트기기 보급 등에 밀려
수익성 없는 달력 인쇄 안해

  • 웹출고시간2017.12.03 20:29:23
  • 최종수정2017.12.03 20:29:23

이규태 동해출판사 대표가 새로 제작된 신규달력을 확인하고 있다.

ⓒ 신민수기자
[충북일보=청주] 10년 전만 해도 연말이 되면 달력을 나눠주는 곳이 많았다. 어딘가에서 식구들이 가져온 달력이 어느새 켜켜이 쌓여갔다.

그 많던 달력은 어디 있을까. 지난 1일 찾은 청주시 상당구 수동의 한 인쇄소, 인쇄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종이를 척척 뱉어낸다.

차곡히 쌓인 종이는 제본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이 된다. 다른 쪽에서는 알록달록한 종이가 기계를 통과해 식당 메뉴판으로 변신한다.

인쇄기를 조작하고 있는 직원에게 신년 달력은 언제쯤 인쇄하는지 물었더니 당연한 듯 "달력은 인쇄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인근의 몇몇 인쇄소를 찾았지만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일대를 돌며 신년달력을 찾던 중 마지막으로 만난 '동해출판사', 이곳은 6천500부의 달력을 판매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름 선방했다.

이곳에서는 디자인만 하고, 제작은 외주업체에 맡긴다. 대부분의 청주 업체들은 달력 디자인과 인쇄만 할 뿐이다.

이규태 동해출판사 대표는 "10년 전에 비하면 10분의 1로 판매량이 줄었다. 가격이 15년 동안 동결된 달력은 아무런 수익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75년 인쇄업에 뛰어든 청주 인쇄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대표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10월부터 3월까지 정말 바빴다"며 "연말에 몰리는 각종 결산·보고서에 달력 물량까지 더해져 밤을 새기 일수였다"고 회상했다.

달력을 새로 받으면 빨간 날 먼저 세어보았다. 웃음과 실망이 오갔다.

달력을 넘기며 가족의 생일을 표시하고, 명절과 손 없는 날을 확인하며 한 해를 계획했다.

지금은 스마트기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단지 달력 수요가 적어진 탓만은 아니다.

서울, 대구 등 대도시 소재한 대량생산업체와 가격경쟁에 밀리며 중소형 인쇄업체들의 일감이 줄었다.

대형업체들은 몇 가지 샘플을 마련한 뒤,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만 넣고 생산하기에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주문자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OEM 방식의 달력 상품이 틈새시장이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나설 수가 없다.

충분한 디자인 역량이 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이 또한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수동에서 청주중앙인쇄센터가 개관하고 청주인쇄거리 상징조형물 제막식을 했다.

몇몇 인쇄업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이 침체된 인쇄업의 부활로 이어질지 의문을 표한다.

수동의 또다른 인쇄소 관계자는 "앞으로 인쇄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연말이면 달력제작에 분주했던 옛 모습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 듯 말했다.

/ 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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