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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대접 받는 11월의 '곤포 사일리지'

논마다 볏짚 동그랗게 말아놓은 하얀 천
축사 소 사료 판매… 1롤에 6만5천원 선
최근 볏짚 환원으로 수요-공급 이상기류

  • 웹출고시간2017.11.14 18:01:05
  • 최종수정2017.11.14 18:01:05

14일 오전 보은군 내북면의 한 논에 곤포 사일리지 볏짚이 가득 놓여 있다.

ⓒ 임장규기자
[충북일보] 가을걷이가 끝난 11월의 논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 가을 들녘을 황금빛으로 수놓던 벼들도 모두 내년 만남을 기약하며 자취를 감췄다. 이제 남은 건 옷 벗은 허수아비와 낟알 줍기에 나선 까치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동그란 구름들이 11월의 논을 둥둥 떠다닌다. 흔히 도시 사람들이 '마시멜로(동그란 모양의 사탕류 과자)'라고도 부르는 '곤포 사일리지'다.

사일리지(silage)란 수분 함량이 많은 목초류를 사일로(Silo) 용기에 진공 저장, 유산균 발효시킨 사료로서 원형의 흰색 비닐(곤포)로 감아놓은 것을 곤포 사일리지라 부른다.

수확을 마친 농가에서는 볏짚을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 축사에 소 사료로 판매한다. 보통 0.04ha 당 1롤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소 30마리가 하루 먹을 양이라고 한다.

보은군 내북면의 한 축사에 소 먹이용 곤포 사일리지 볏짚이 쌓여 있다.

ⓒ 임장규기자
보은지역의 벼 재배면적이 총 3천700ha가량이니 이번 늦가을엔 산술적으로 최대 9만2천여 개의 곤포 사일리지가 제작된 셈이다.

그런데 요즘 이 곤포 사일리지가 귀하신 몸이 됐다. 일단 가격이 지난해보다 뛰었다. 1롤 당 5만 원대에서 6만5천 원가량으로 상승했다. 지난 여름 수해로 벼 작황이 좋지 못했던 탓이다.

가격이 오를 소지는 또 있다. 최근 친환경 농법 확산으로 볏짚을 팔지 않고 다시 논에 갈아엎는 '볏짚 환원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볏짚을 트랙터 등으로 잘게 잘라 가을갈이를 할 경우 볏짚 600㎏(10a 당 생산량) 기준 유기물 174㎏, 요소 9.3㎏, 용과린 28.5㎏, 염화가리 34㎏, 규산 252㎏ 등의 시용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양의 유기물 함량과 규산 함량은 각각 13.5%, 18% 상승한다. 친환경 농가들이 볏짚을 곤포 사일리지로 판매하지 않고 자신들의 논에 재투자하는 이유다.

보은군도 이 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0ha에서 올해 100ha로 지원 규모를 넓혔다. 사업비도 4천만 원으로 2배 늘렸다. 올해 사업 신청이 벌써 마감됐을 정도로 농가 반응도 좋다.

다만, 축산 농가의 반발이 걸린다. 모든 볏짚을 논에 환원하면 이듬해 소 사료가 부족해진다.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도 올라갈 소지가 크다. 농가와 축사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지자체로선 볏짚 환원사업 확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을걷이 후 남은 볏짚들을 모두 축사에 팔았는데, 최근 들어 지력(地力)을 높이기 위해 논에 재투자하겠다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면서도 "볏짚을 주된 사료로 하는 축산농가와의 수요·공급선을 지키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보은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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