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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11 18:03:59
  • 최종수정2017.10.11 18:10:32
올해는 추석연휴가 사상 가장 긴 10일이나 되다 보니 외국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았다. "승용차가 줄어들거나 분산되니 올해는 느긋하게 고향을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세상 물정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기자도 내심 이렇게 기대했다.

하지만 '혹시나'는 금세 '역시나'로 바뀌었다.

교통대란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국민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평소 차고지에 박혀있던 차량들까지 로마군단처럼 '남하(南下)'한 뒤 '북상(北上)'했다.

여기엔 '3일간 고속도로 통행료 공짜' 정책도 한몫했다. 그 바람에 '교통난리판' 서울이 싫어 지방으로 '피난' 온 기자같은 사람도 애꿎게 피해를 봤다.

대한민국의 모든 길은 서울로 올라간다. 그래서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걸 '상경(上京)'이라고 부르나 보다.

반대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건 "내려간다"고 한다. 해발고도가 100m도 안 되는 서울에서 200m의 추풍령으로 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방 사람으로서, 참 듣기 거북한 표현이다.

이번 추석날 경북 경산에서 세종으로 오는 길에 모교인 영동군 추풍령초등학교와 계룡분교를 들렀다.

1971년 어느 날 충북 영동군 추풍령초등학교 조회 모습. 당시 전교생이 1천명이 넘었다.

ⓒ 추풍령초등학교 제 48회 졸업(1972년) 앨범
40여 년전 허름했던 학교 건물은 번듯하게 바뀌어 있었다. 한꺼번에 1천여명이 조회를 하던 운동장도 도시학교 못지않게 말끔했다. 아버지 등에 업혀 입학,1학년을 다닌 초가집 분교는 멋진 양옥으로 변했다.

인터넷에서 학교알리미 정보를 검색했다.

"1학년 5명,2학년 4명,3학년 18명,4학년 9명,5학년 8명,6학년 9명." 전교생이 53명이니 교사(총 13명) 1인당 학생 수는 4.1명에 불과하다.

반면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는 896만여 원이나 된다. 통계상으로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반길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2017년 추석날(10월 4일) 충북 영동군 추풍령초등학교 모습. 1970년대 1천명이 넘던 전교생이 53명으로 줄었다.

ⓒ 최준호기자
추풍령처럼 경부선 철도와 국도가 지나는 곳에 있는 학교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같은 영동군내 면소재지 학교인데도 매곡은 전교생이 35명,용화는 30명이다. 8월말 기준 면 별 인구는 추풍령 2천471명, 매곡 2천81명,용화 1천60명이다.

기자가 책보를 메고 4㎞를 걸어서 통학하던 1970년대초만 해도 추풍령국민학교는 한 반에 40~50여명, 한 학년이 4~5 학급이었다.

교실이 부족해 2부제 수업도 했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지은 교실과 운동장이 이젠 텅텅 비고 있다. 이 얼마나 심한 자원 낭비인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소멸'은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됐다.

충북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청주를 제외한 10곳이 30년 안에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우울한 보고서도 나왔다.

결국 해답은 '국가균형발전'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은 말로만 균형발전을 외쳤을 뿐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이 시작된 지 올해로 꼭 10년째다. 그런데도 2007년 8월 48.7%이던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올 8월에는 49.6%로 0.9%p가 오히려 높아졌다.

이대로 가면 50%를 넘는 건 시간 문제다.

다행히 세종시와 혁신도시를 착공한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정책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서 관련 청사진을 내놨다.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목표로 한다는 과제에는 모두 11개가 제시됐다. '전 지역이 고르게 잘 사는 국가균형발전' '세종시 및 제주도 분권모델의 완성'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산어촌 조성'…. 낙원이 다가오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도권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 지방과 수도권을 모두 잘 살게 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

수도권에 집중된 '사람'과 '파이'를 과감히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고질적 '명절교통대란'이 줄어들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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