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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도 남의 손에… 씁쓸한 추석

"정성이자 의무" vs "사정상 대행 불가피"
도내 농협 연간 2천여기 대행
민간업체도 최장 열흘 대기
휴대폰 촬영 후 계좌입금 방식

  • 웹출고시간2017.09.14 21:15:59
  • 최종수정2017.09.14 21:15:59
[충북일보] 추석 연휴를 보름여 앞두고 조상 묘를 다듬기 위한 벌초가 한참이다. 예로부터 벌초는 음력 팔월 추석 이전에 조상의 묘에 자란 잡초를 베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풍속으로 전해져왔다.

'(음력)8월에 벌초하는 사람은 자식으로 안 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벌초는 자식 된 도리이자 하나의 미풍양속으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문화가 바뀌고 있다. 핵가족화와 도시화 탓에 추석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벌초마저 남의 손에 맡기는 '대행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저마다 사정이 있겠다마는 그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선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농협의 경우 도내 40여개 지역농협 청년부가 벌초 대행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2천9의 묘를 손질했다. 1기당 6만 원~15만 원의 비용을 합치면 총 1억4천227만 원어치나 된다.

이달 현재 도내 민간업체의 벌초 대행도 열흘가량이나 밀려 있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10평에 10만 원가량을 받는 A업체의 경우 신청자가 하도 많아 당일 신청 작업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9일 내지 10일은 기다려야 한다"며 "한 번 작업을 신청한 사람들이 매년 벌초는 맡기는 것 같다"고 했다.

B업체 측도 "하루 47기를 벌초한 적도 있다"며 "타지에서 오는 경비와 시간, 힘든 작업 등이 맞물려 벌초 대행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상 묘를 남의 손에 맡기는 방식이다 보니 벌초 대행 방식 또한 다소 기계적이다. 전화 신청을 받은 업체가 벌초 작업을 마친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하면, 계좌로 비용을 입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추석 성묘 하루를 제외하곤 조상 묘를 찾는 후손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단 얘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벌초 대행을 맡겼다는 C씨는 "형제들이 다 떨어져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대행 서비스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며 "산소와 가장 가깝게 산다는 이유로 나 혼자 벌초를 다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반면, 도내 한 문중의 종손은 "벌초는 조상을 만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해야 하는 것"이라며 "벌초에서까지 편리함을 찾으려는 요즘 세태가 씁쓸하기만 하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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