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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때우기'식 민방위 교육 문제있다

4시간 이론교육 전부… 사이버교육 대체도
상황 발생 시 집결장소·임무 사전 미고지
방독면 쓸 줄 모르는 통·이장이 전시 지휘

  • 웹출고시간2017.09.05 21:02:32
  • 최종수정2017.09.05 21:02:32

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청에서 진행된 민방위교육에서 한 민방위 대원이 다리를 꼰 채 이어폰으로 무언가를 듣고 있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청주] 북한의 도발이 날로 거세짐에 따라 적의 무력침공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민방위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 개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시간 때우기'식 훈련·교육으로는 실전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민방위 편성 체계부터 문제다. 민방위는 만 20세 이상 40세 이하의 성인 남성으로 구성되는데, 실질적으로는 명단에 이름만 올라갈 뿐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나 국가적 재난 발생에 따른 임무 부여가 사전 고지돼 있지 않다. 소집 상황에 대비한 집결 장소나 거주지별 대피소를 아는 민방위 대원도 거의 없다.

지난 6월 강원도에서 청주로 전입했다는 김모(31)씨는 "전입신고 후 민방위 편성에 대한 안내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며 "전쟁이 나면 어디로 집결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1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민방위 교육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민방위기본법에는 연 10일, 총 50시간 범위 내에서 교육 및 훈련을 하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는 4시간짜리 집결교육 한 번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1~4년차를 대상으로 하며, 5년차 이상은 1시간짜리 사이버교육으로 대체한다. 스마트폰 등으로 동영상을 본 뒤 퀴즈 10문제를 풀면 끝이다.

얼마 전 사이버교육을 이수한 박모(34)씨는 "'등화관제 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한 정답이 '반상회'였다"며 "문제를 낸 사람이 장난을 치는 기분마저 들었다"고 교육의 질을 꼬집었다.

뿐만 아니다. 이론교육 외 실습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기껏해야 심폐소생술이 전부다. 민방위기본법 상 임무인 방공(防空), 응급 방재·구조·복구 및 군사 작전상 필요한 노력 지원 등에 대한 실제 훈련은 전혀 진행되지 않는다.

청주시 한 구청 민방위 담당 공무원은 "민방위의 날에 지역 민방위대장(통·이장)의 참여를 유도하고는 있으나 일반 민방위 대원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민방위대 기본 장비인 방독면을 착용할 줄 모르는 대원들도 수두룩하다. 예비군 출신들이 많다고는 하나 민방위 대원에게 지급되는 방독면은 군 방독면과 구조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경우 2만6천여 개의 민방위 방독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제 훈련에 사용된 적은 없다고 한다.

서원구의 한 여성 민방위 대장은 "통장을 맡고 있어서 민방위 대장이 되긴 했는데, 비상사태 발생 시 어떻게 현장 지휘를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며 "민방위 대장인 내가 봐도 지금의 민방위 시스템은 너무나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 임장규·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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