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6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공무원만 아는 대피소 "시민은 어디로 대피하나"

청주 민방위 대피시설 254곳 '대부분 몰라'
주택가는 대피시설도 없어
지하도 대피시설은 문 잠겨… 비상용품함은 도난우려

  • 웹출고시간2017.08.21 20:47:53
  • 최종수정2017.08.21 20:47:53

21일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지하차도 입구에 민방위 대피시설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 그러나 전쟁 상황까지 감안한 훈련은 불가피하다.

본보가 '2017 을지연습'이 시작된 21일 청주권 대피시설을 점검한 결과, 전쟁 발발 시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민방위 대피시설'이 공무원만 알고 있는 수준에 그쳤다.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된 청주시는 훈련 참여 대상 지자체가 아니었으나, 평시 민방위 대피시설에 대한 관리도 전무한 수준이었다. 거주지별 대피시설 안내가 전혀 되지 않은 데다 일부 시설은 문마저 잠겨 있어 비상시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현재 청주시가 관리하는 민방위 대피시설은 모두 254곳.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대부분이다. 이 중 5곳은 지하도, 6곳은 관공서 지하 주차장이다. 단독 주택과 원룸 등 다세대주택의 대피시설은 아예 없다.

21일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민방위 대피시설 문이 잠겨 있다.

ⓒ 강준식기자
관련 법상 단독 주택 등에 대피시설 임의 설치 규정이 있으나 청주지역에는 한 곳도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개별 가구의 대피 장소가 변변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운동장의 경우 평시나 재해 발생 때 대피 장소로 쓰이긴 하나 전시 포격을 피하기 위한 곳은 아니다.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공습경보 발령이나 적 포격 시 단독 주택과 원룸 거주자들은 '지정된'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알아서 찾아야 한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주민은 "이곳은 다 주택가인데 전쟁이 나면 우리는 어디로 대피해야 하느냐"며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훈련까지 하니 더욱 불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하 주차장을 보유한 아파트 거주자들이라고 별반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대피시설로 지정됐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주시 등 해당 지자체에서 사전 통지를 전혀 해주지 않은 탓이다.

청주시 청원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 김경옥(여·42)씨는 "우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전시 대피시설인 줄 처음 알았다"며 "시청이나 아파트 관계자로부터 안내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청원구 A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우리 아파트가 민방위 대피시설로 지정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주민 고지나 시설 유지·관리에 대한 지자체의 안내 사항이 전혀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도 같은 공용 대피시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규정상 민방위 대피시설은 365일 24시간 개방이 원칙이나 을지연습 첫날인 21일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지하도의 대피시설은 문이 잠겨 들어갈 수가 없었다.

21일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민방위 대피시설 입구 인근에 설치된 비상용품함.

ⓒ 강준식기자
반대로 손전등·휴대용 라디오 등 전쟁 상황에서 필요한 물품이 보관된 '비상용품함'은 자물쇠로 잠겨 있지 않아 도난 우려도 있었다.

이와 관련, 청주시 안전정책과 민방위팀 관계자는 "대피시설 관리는 매달 읍·면·동장을 통해서 하고 있다"며 "민방위 대피시설 위치 등을 시민들에게 고지하라는 규정은 없으나 지방세 고지서 등을 통해 일괄적으로 안내하고는 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이뤄질 경우 대다수의 시민은 대피시설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다. 적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도청 벙커에 피신하는 600여명의 공무원들만 살아남을 수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 도발과 대대적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다.

/ 강준식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