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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에 물든 사람들 '도박의 늪'에 빠지다

40대 조선족, 전재산 탕진 후 도박자금 마련하려 지인 살해
도내 '불법도박' 등 검거인원 4년새 5배 이상 껑충
"한번으로 끝나는 경우 없어…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 웹출고시간2017.04.18 18:19:25
  • 최종수정2017.04.18 19:36:00
[충북일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40대 조선족이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지인까지 무참히 살해했다.

지난 2009년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A(46)씨.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아가던 그는 어느 날 카지노에 발을 들였다.

따는 날보다 잃는 날이 많았다. 날이 갈수록 잃은 돈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수년간 차곡차곡 모아둔 돈까지 1억 원을 모두 탕진했다.

돈이 떨어진 뒤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A씨는 도박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에 손을 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과거 함께 일했던 조선족 B(53)씨를 찾아갔다. B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빼앗아서라도 돈을 구하겠다고 A씨는 마음먹은 상태였다.

A씨는 B씨를 만나 술을 마시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를 거절하자 통장과 현금을 빼앗고 둔기로 폭행해 그를 숨지게 했다.

점차 의식을 잃어가는 B씨에게 통장 비밀번호를 말하라며 다그치기도 했다. 큰 죄책감이 들 법도 하지만 A씨는 곧바로 카지노로 향했다.

숨진 B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않자 집을 찾은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그때까지도 A씨는 서울 한 카지노에서 도박에 빠져 있었고, 뒤를 쫓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고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도박에 늪에 빠져드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심지어 중·고교생 등 청소년까지도 아무런 죄의식 없어 각종 도박에 쉽게 빠져들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스포츠 불법 도박 등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검거된 인원은 2012년 35명에서 2013년 80명, 2014년 72명, 2015년 162명, 지난해 19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지역 도박사범(도박·상습도박·도박장 개장)은 모두 1천83명으로 집계됐다.

도박 자체도 문제지만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각종 범죄에 손을 대는 2·3차 범죄나 이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 남자친구 빚 때문에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집 보증금에 월급까지 빼앗기고 수천만원의 빚까지 안게 된 여성은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타인의 생명까지 무참히 앗아가는 도박이 성행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가 꼽힌다.

지역 한 정신과 전문의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 등 현실적인 노력으로 부를 축적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면 한탕주의에 현혹되거나 병 수준의 도박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여기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 스포츠 도박 등 일상에서 도박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이른바 '하우스' 등으로 불리는 도박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등 도박을 접할 창구가 다양해졌다. 접근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중독 수준으로 빠져드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스포츠 도박 외에도 사다리 게임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 도박사이트의 경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등 적발에 어려움이 많다"며 "도박에 손을 대면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도박은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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