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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업백화점 재개장 임박… 청주시의 고민

점포개설 신청 허가 여부 놓고 갈림길
'1㎞ 이내 전통시장' 규정 걸림돌 작용
기존 사례는 불허… 先비용 투입돼 난감

  • 웹출고시간2017.02.08 21:37:59
  • 최종수정2017.02.08 21:37:59

8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에서 옛 흥업백화점 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 인수자인 (주)한웰 측은 이 공사를 끝낸 뒤 청주시를 상대로 점포 개설등록 신청을 할 예정이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청주] 청주 옛 흥업백화점 건물 재개장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청주시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규모 점포가 영업을 하기 위해선 행정당국의 허가를 필요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풀어야할 숙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마지막 향토백화점이었던 '흥업백화점의 부활'과 '인근 전통시장의 상권보호'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규정이 워낙 상충되는 내용이어서 그 결정에 따른 진통과 파장 또한 상당할 전망이다.

8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LS네트웍스로부터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한웰은 지난 한 해 건물 내부 철거작업과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대수선·용도 변경을 진행, 최근 막바지 작업에 이른 상태다. 다소 지연될 수는 있어도 건축허가 표지판에 적힌 일정대로라면 이달 말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

이제 남은 절차는 실제 영업을 위한 '점포 개설등록 신청'이다. 기존 작업이 건축부서를 상대로 진행됐다면, 마지막 관문인 점포 개설등록 신청은 경제부서를 상대로 이뤄진다.

관건은 이 부서가 쥐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이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허가를 내주는 건축행위와 달리 전통시장보존구역과의 상충성을 따져봐야 한다. 해당 법 상 전통시장보존구역 1㎞ 이내 매장면적 3천㎡ 이상 대규모점포는 지자체 재량으로 영업 불허될 수 있는데, 옛 흥업백화점 건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조건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흥업백화점은 해당 법 시행일인 2010년 11월 이전에 영업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6월 폐업한 까닭에 다시 새 건물주가 점포 개설등록 신청을 해야 하는 대규모 점포에 포함된다.

이 건물의 총면적이 대규모 점포 기준을 훌쩍 넘는 7천386㎡인데다 새 인수자인 한웰 측은 매장 일부를 자회사가 운영하는 다이소(생필품 전문업체) 매장으로, 나머지 공간을 개별 임대한다는 계획이어서 대규모 점포 기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반경 1㎞ 이내의 전통시장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한 곳도 아니고 육거리종합시장과 서문시장, 두 곳이다. 지난해 4월 청주시가 내덕자연시장을 이유로 들어 영업 불허한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내 대형 아웃렛(세이브존)과 같은 조건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한웰 측도 세이브존과 마찬가지로 청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의 재량권을 지닌 청주시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영업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아직 최종 판단은 나오지 않았으나 기존 사례를 똑같이 적용한다면 옛 흥업백화점 건물도 불허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그에 따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세이브존과 달리 옛 흥업백화점은 건물 철거와 리모델링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다. 건축행위에 대한 선(先) 허가를 한 동일 행정기관에서 영업 불허를 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법적 소송전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영업을 허가해도 문제다. 대형 아웃렛 불허로 상당한 손해를 입은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소유주 ㈜중원산업 측의 형평성 시비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단 청주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시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점포 개설등록 신청이 들어오면 종합적인 면을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세이브존 불허 사례가 사사건건 청주시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한 뒤 "한 쪽을 살리기 위해 한 쪽을 죽이는 정책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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