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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20 16:16:55
  • 최종수정2016.12.20 16:17:02

조혁연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고려 원종은 무신들에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수도 개경으로 환도하였다. 원종은 그 과정에서 여원(麗元) 연합군의 힘을 빌렸고, 고려는 그 대가로 원의 부마국이 되었다. 원나라는 이때부터 사위나라 고려에 대해 공녀(貢女) 등 각종 공물을 요구하였다.

고려 공녀의 표면적 구실은 몽고가 전쟁 수행 중에 획득한 수십 만 명의 포로병들에게 배우자를 마련해준다는 일종의 위무책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려 여자에 대한 야욕 충족과 반몽 의지를 무기력하게 하려는 고등술책이 숨어 있었다.

1275년(충렬왕 1) 10인의 처녀를 보낸 것을 시초로, 공민왕 초기까지 80여 년 동안 수많은 고려의 여자들이 원나라로 끌려갔다. 공녀에 따른 폐단은 매우 대단, 충렬왕은 나라 안의 혼인을 금하기도 하였다. 또 1287년 좋은 집안의 처녀들은 먼저 관에 보고한 뒤에야 시집을 보내도록 명령을 내렸다.

공녀는 주로 13~16세의 처녀를 대상으로 하였다. 금혼령의 여파로 당시 고려에는 열 살이 되면 혼인을 서두르는 조혼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또한 머리를 깎아 중이 되기도 하고, 억울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였다.

2013년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기황후>(하지원 분)

"동녀(童女)의 수는 많게는 40~50명에 이르는데, 선발되면 곧 부모와 친척들이 서로 모여 통곡하며 우는데 밤낮으로 그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도성 문에서 송별할 때는 옷자락을 잡고 쓰러지기도 하고 길을 막고서 호소하며 울기도 합니다. 매우 비통하고 분하여 우물에 몸을 던져 죽기도 하고, 스스로 목을 매는 자도 나오며, 근심 걱정으로 혼절하여 쓰러지는 자도 있고, 피눈물을 쏟다가 실명하는 이도 있다 합니다."-<가정집 권8>

그러나 몽고 사회의 상층부에서 황제, 황후, 귀족들의 궁인 또는 시녀로서 상당한 활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 특히 기자오(奇子敖)의 딸 기황후가 유명하다. 이는 고려의 모자와 장신구 들이 고려양(高麗國樣)이라는 이름으로 몽고에서 유행하는 계기가 되었다. 원나라 장욱(張昱)이 지은 「원궁사(元宮詞)」에 고려양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궁의가 새로 고려양 유행되니(宮衣新尙高麗樣) / 모난 옷깃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반비를 걸쳤네(方領過腰半臂裁) / 밤마다 궁중에서 서로 빌려다 구경하니(連夜內家爭借看) / 그 맵시 일찍이 임금의 눈에 든 때문일세(爲曾看過御前來)."-<청장관전서>

원나라 벼슬아치들은 고려 연인을 집안에 들여놓고 방안에는 고려청자, 고려종이, 고려먹 사용했고 화문석을 깔고 생활하기도 하였다. 원의 멸망과 함께 사라졌던 공녀는 명이 건국과 함께 조선에서 재개되었다.

태종~세종 연간에 존재했던 조선 전기의 대명나라 공녀는 총 7차례 진헌되었고, 우리고장 진천 사람 오척(吳倜)의 딸은 4차(세종 9년, 선덕2) 공녀에 속하였다.

그해 4차 공녀는 거느리고 명으로 향한 진헌사(進獻使)는 안수산(安壽山)이었고, 그는 공녀 개인 신상을 적은 주본(奏本)을 휴대하였다. 주본은 진천 吳공녀의 신상을 이렇게 적었다.

"진용 부위 우군사정 오척(吳倜)의 딸이니, 나이 12세로 병신년 10월 26일 인시(寅時)에 출생하고, 본관은 전라도 보성군인데 현재 충청도 진천현(鎭川縣)에 거주하고 있으며(하략)."-<세종실록 9년 7월 20일>

/ 충북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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