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12.21 16:25:21
  • 최종수정2016.12.21 16:25:21

김태섭

괴산군 문광면장

1977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언(於焉) 40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충청남도에서 시행하는 5급 을류(지금의 9급) 지방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하여 천원군(현 천안시) 입장면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초임지인 입장면에서 군에 입대, 3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복직해 1981년 1월 고향인 괴산군으로 전입해 청천면 송면출장소를 시작으로 공직생활을 했다.

퇴임을 앞둔 지금 공직생활 중에 있었던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간다.

80년대 부족한 식량 확보를 위해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 재배를 권장했다. 지력을 높이기 위한 논 갈아엎기(추심경)와 논바닥에 볏집 깔기, 피사리와 농업용 폐비닐 수거 지도를 위해 출근해서 퇴근할 때 까지 논·밭두렁을 누비고 다녔다. 사무실 일은 밤늦도록 야근을 했다.

화학비료가 부족해 마을마다 잡초를 베어 퇴비 더미를 만들었으며 퇴비증산 왕을 선발하여 시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친환경 농법이었다.

문서는 직접 펜으로 작성했다. 회의서류는 등사 원지에 철필로 글자를 써 넣고 잉크를 바른 롤러로 밀어서 인쇄했으며, 미농지에 먹지를 깔아 등·초본을 발급했다.

1990년 문서작성용 컴퓨터가 보급되고, 1995년경 전자결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행정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문서의 고급화와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70년대 새마을 운동과 80년대 민주화를 거쳐 90년대 지방자치와 무한경쟁 시대의 세계화 물결 속에서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했는지를 되돌아본다. 아쉬웠던 일과 시련도 있었지만 보람된 일도 많았다.

이제 영예로운 퇴임을 한다. 오랜 공직생활을 대과(大過) 없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지역사회 어르신을 비롯한 선·후배와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그리 넉넉지 않은 가정을 꾸리며 내조를 해준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했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이별 없는 인생이 없고, 이별 없는 만남이 없다. 비록 공직을 떠나지만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떠나갈 사람들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만나도 그만이고 만나지 않아도 그만인 사람이다. 적어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고향인 문광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제36대와 38대 문광면장에 재임하면서 고향발전을 위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행복이었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공직생활이 나의 전부였다. 인생의 모든 것을 함께 한 동반자로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정겨움이 알알이 묻어있는 더없이 값지고 보람 있는 삶의 소중한 자취였다.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면서 공직이 맺어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베풀어 주신 은혜와 고마움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그동안 미루어 왔던 취미생활을 하면서 남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