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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27 20:26:14
  • 최종수정2016.10.27 20:26:17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두통이 밀려온다.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짜증스럽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밖은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나뭇잎들로 가을정취가 물씬 풍기는데, 이 안은 지난여름 탁하고 무더웠던 공기가 아직 남아 있는 듯 끈적끈적하고 찌뿌둥하다.

나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어제 마신 술 탓인지 부은 눈과 두통기가 약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몸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정말이지 어젠 오래간만에 많은 술을 마셨다. 평소 자주 만나는 나를 무척이나 아껴주시는 선배 두 분과 함께 한 자리였다. 맘만 먹으면 내일도, 그다음날도 만날 수 있는 그런 가까운 분들이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두 분 선배들과 폭음을 하고 말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폭음의 원인(·)이 된 술자리 화두는 '최순실'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술 힘을 빌어 어렵게 말을 꺼낸 선배의 이야기였다. 선배 중 한분은 자동차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굴지의 모자동차대기업의 하청업체 대표로 있다. 말이 대표지, 직원들과 생산라인에서 기름때를 묻혀가며 때론 야근까지 같이하는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맨주먹으로 이런 마음자세로 20년간 이룬 회사다. 한때는 대전에서 20대 전도유망한 청년기업가로 지역언론에 조명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동업자의 배신으로 전 재산을 잃고 채권자들에게 고발돼 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 가족의 도움으로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를 일을 시작했다. 두 번 실패는 없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일했다. 재기에 성공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렇게 20년을 달려왔다. 지금은 2천명에 가까운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소업체 대표이사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그런 선배에게 또다시 시련이 왔다. 대기업 경영이 좋지 않자, 선배의 생산라인을 직영체제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배는 20년 일군 회사를 헐값에 넘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이 보다는 힘든 상황에서 피땀 흘린 직원들을 잃게 생겼다는 이유가 더욱 마음 아프다고 했다. 대기업의 횡포에 맞설 수 없는 현실. 돈과 권력 앞에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난다고 했다. 회사를 놓아야 하는 선배의 처지와 최순실씨의 이야기가 뒤범벅돼 어제 술자리는 자정을 훌쩍 넘어서고 말았다.

대한민국이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다. 내수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고, 수출은 모든 품목에서 악재를 맞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내수와 수출 부진이 이어져 내년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보다 0.1%P 더 낮은 수준이다. 총수출은 중국경제 부진과 운송·건설 서비스 수출 감소로 인해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연간 1.3% 내외의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p 내렸다. 한은의 내년도 전망치는 올해 1월 3.2%에서 3개월마다 3.0%, 2.9%, 2.8%로 계속 하향조정했다. 한마디로 내년까지 내수, 수출 모두 좋은 날이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까지 불거지며 국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패닉상태에 빠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취업과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최순실씨와 관련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잠잠했던 촛불이 다시 점화돼 광화문을 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선배 개인의 문제가 온 국민의 문제로 되고 있는 양상이다. 선배는 자신의 일을 하다 당한 고충이라고 하지만 최순실씨로 인해 고통을 받는 국민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말문이 막히는 이러한 상황에 연거푸 술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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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