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7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수입개방화시대 '충북농업 길을 묻다' - 전문가 인터뷰

충북농업 성공의 길

  • 웹출고시간2016.10.26 16:37:07
  • 최종수정2016.10.26 16:37:07
[충북일보] 전문가들은 농산물 생산과 유통(가공), 수출이 얼마나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글로벌 시대 농업경쟁력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한다.

특히 일반 농산물은 나라별 까다로운 각종 검역을 통과해야 하는 탓에 품목별 수출전략 수립해야 하며 가공식품은 현지 입맛을 고려해 다양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수출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외 수출 성공의 길이 무엇인지 보도한다.

◇장장원 중국 상해희연식품유한공사 대표이사

농식품 수출 통계부터 정확해야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팔자"

브랜드 마케팅 강화해 수출 경쟁력 높일 때

충북 증평 출신으로 중국 8개성에 2만여개 슈퍼에 식품을 납품하고 있는 장장원 중국 상해희연식품유한공사 대표이사는 중국 수출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정확한 진단, 차별화된 브랜드,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장원

중국 상해희연식품유한공사 대표이사

중국을 '아직은 큰 시장'에 비유한 장장원 대표는 "중국에 비해 국내 신선농산물은 품질은 우수하나 경쟁력은 상실했다"며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지역은 과열경쟁으로 경쟁력을 잃었지만 중부 내륙 지역은 한류 등에 힘입어 한국산에 관심이 높아진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수출에 있어 성공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농식품 수출에는 초코파이부터 담배, 소주, 석재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 품목을 농산물 봐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품목까지 다 포함해서 연간 70억 달러를 수출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농민에게 돌아간 수익은 채 1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통계부터 정확하게 조사되고 발표해야 현재 한국산 농식품이 가진 위상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될 때 전통식품 수출은 지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고추장이나 된장은 교민이나 먹는 음식이지 외국인들을 위해 수출했다고 하는 것은 전시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가별로 수출 품목을 엄선하고 시장별로 전략적으로 가야 하며 수출을 하면 끝이라는 발상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출 시장에서 브랜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팔아야 한다"며 "한국의 '농협'처럼 A브랜드하면 소비층이나 가격대, 품질 수준 등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8개성에 2만여개 슈퍼에 식품을 남품하게 된 비결로 브랜드 전략을 꼽았다.

장 대표는 "중국 슈퍼에 납품하는 '선프레'의 경우 우유, 콩나물, 샐러드 커피, 빵 등 25가지 다양하다"며 "한국산이라기 보다 선프레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구매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장 대표는 "제품에 대한 마케팅도 현지화 해야 한다"며 "현지 법인을 두기보다는 현지 업체와 조인해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시간적·경제적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시행착오 또한 줄어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식품은 신기루와 같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후 한국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소비행태가 얼마든지 또다시 변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수출을 확대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 대표는 "오이나 토마토 같은 과채류는 중국으로 수출이 안 되지만 양파같은 엽근체는 가능하지만 수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은 되고 한국은 안 된다는 건 한국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지에서 3~5배 비싸게 판매될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하루빨리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은 인큐베이터 식 수출전략을 취해왔다"며 "이제는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 경쟁력을 높일 때"라고 덧붙였다.

◇주용제 ㈜남선GTL 대표이사

생산자·행정기관·수출업체 협업 중요

품질 높이는 노력 주력…의전 중심 바이어 초청 행사 지양해야

신선농산물 '창(槍)'…포기하면 안돼

충북 유일의 농식품 분야 전문무역상사 ㈜남선GTL(지티엘)은 지역 농산물 수출업체의 물류·유통 파트너로 꼽힌다.

주용제

남선GTL 대표이사

지난 1993년 국제복합운송사업(포워딩·forwarding) 업체로 설립된 남선지티엘은 1996년 사명을 바꾼 뒤 20년 이상 농식품·가공식품 수출을 견인해 왔다.

남선지티엘을 이끌고 있는 주용제 대표는 생산자, 행정기관, 수출업체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 간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용제 대표는 "FTA로 비관세 장벽이 사라지며 수출여건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검역 보증, 쿼터, 사전검사 신고 등이 매우 엄격해졌다. 이슬람 문화권인 중동지역에서는 할랄(HALAL)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처럼 각국별 수출 요건에 맞게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기품목이 된 김은 한국에서 반찬으로 먹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는 스낵으로 먹는다"며 "수출용 김은 국내용보다 염도를 줄이고 포장 규격을 줄이는 등 현지화가 필요하다. 다른 제품들도 현지인의 입맛, 기후, 문화 등을 고려해 식감이나 색깔에 변화를 주는 등 현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해외 수출 시 클레임에 걸리는 경우도 대부분 생산자나 농가의 책임이 대부분으로 과일의 경우 90%가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나라별로 검출되어선 안 되는 물질이 검출되기도 해 철저한 생산관리가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생산자가 수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없다"며 "시장성, 경제성 분석과 발품 파는 노력은 수출업체의 몫으로 생산자는 좋은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대표는 "해외 수출 업무에 미숙한 생산업체는 교포 수입상에 속는 경우가 많다"며 "작은 것을 부풀리거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가 개최하는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의 경우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주 대표는 "업체 스스로 현지에서 바이어를 만나 수출상담을 하는 것은 시간적·경제적으로 녹록지 않다. 처음 수출하거나 내수 중심의 업체는 바이어 초청상담을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고 말했다.

다만 "행사나 의전 중심의 상담회는 본질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지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 대표는 "지자체가 별도의 조직을 둔다거나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다. 국내 여러 지자체가 설립한 유통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민간 역할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했다. 대신 생산자를 교육하고 지원하는 일보다 수출대행을 잘할 수 있는 전문가와 기관을 육성한다면 경제적·시간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 대표는 신선농산물을 '창(槍)'에 비유하며 "수출에 성공하려면 신선농산물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한다"며 "신선농산물에 대한 신뢰와 선호도가 가공식품으로 이어지는 만큼 신선식품 수출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수출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절대 원칙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싸고 품질이 좋으면 무조건 된다. 제품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출농산물은 국가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김연아나 진종오 선수처럼 엄선돼야 한다"고 했다.

주 대표는 수출단지 육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주 대표는 "완전 경쟁에서 과점적으로 옮겨갈 자격을 갖추게 된다. 수출 비자를 받아놓은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제스프리나 델몬트처럼 수출단지를 조성해 브랜드 힘을 키우면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아로니아, 블루베리 재배 면적이 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유기농산물 중심으로 경쟁력이 있다"며 "농산물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가와 충북의 이미지를 더 살리는 노력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끝>

/글 안순자·사진 유소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