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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11 15:23:55
  • 최종수정2016.10.11 18:45:13

조혁연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속리산 법주사~세심정 구간에 '세조길'이 개설돼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조선의 4대 임금 세조는 1464년 2월 신미대사(信眉大師·1403-1479)를 만나기 위해 속리산 복천암을 찾았다. 약간 다르지만 이때 거둥[擧動]한 길이 최근 개설된 세조길의 바탕이 됐다. 세조길은 평소의 등산로가 아닌, 법주사 수원지의 남쪽 사면으로 우회하고 있다. 『세조실록』은 당시 세조의 행적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거가가 보은현 동평(東平)을 지나서 저녁에 병풍송(屛風松)에 머물렀다. 중 신미가 와서 뵙고, 떡 1백 50동이를 바쳤는데, 호종하는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세조실록 10년 2월 27일자>

'임금이 속리사(俗離寺)에 행행하고, 또 복천사에 행행하여, 복천사(福泉寺)에 쌀 300석, 노비 30구, 전지 200결(結)을, 속리사에 쌀·콩 아울러 30석을 하사하고 신시(申時)에 행궁으로 돌아왔다.'-<세조실록 10년 2월 28일자>

2개 인용문에 등장한 지명은 보은현 동평(東平)·병풍송(屛風松)·속리사(俗離寺)'복천사(福泉寺) 등이다. 동평은 보은지역 동쪽에 있는 들[野,] 복천사는 지금의 복천암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병풍송'은 '머물렀다', '행궁으로 돌아왔다'는 서술어가 뒤따르는 것으로 보아 정이품송 일대의 산중 개활지로 추정할 수 있다. 조선시대 임금의 지방 거둥에는 병조 소속의 많은 군사들이 동원됐다. 따라서 이들이 머물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병풍송'은 '병풍'과 '송'이 결합된 지명이다. 이때 '송'은 지금도 구전되는 '정이품송'으로 지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 '병풍'이라는 지명은 고지도와 문헌을 통해 그 근거를 추적할 수 있다.

지명만 보면, 조선시대에는 강을 유기적으로 보지 않고 마디마디 토막 내어 호칭했다. 교통이 불편하다 보니 산 너머 어느 곳에서 강이 시작되는지, 또 수계의 길이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 따라서 산줄기와 산줄기 사이의 권역마다 부르는 강이름이 달랐다.

<여지도>(보물 제1592호)에 표기된 '병풍연'.

충북의 중·북부를 관통하는, 남한강 지류인 달천(達川)도 마찬가지였다. 고문헌과 고지도 등을 종합하면, 달천은 상류부터 하류 쪽으로 병풍연, 박대천, 청천강, 쌍천, 달천 순으로 불렀다.

병풍연은 속리산 일대의 수계, 박대천은 미원면 일대, 청천강은 지금의 괴산 청천 일대, 쌍천은 괴산 일대의 하천을 지칭하였다. 그 이하의 수계는 달천 혹은 달래강이라고 불렀다. 이때 병풍연이 등장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은 병풍연에 대해 "속리산 아래에 있으니 고을 동쪽 25리에 있다"라고, 『여지도서』(영조 연간)은 "속리산 아래에 있다. 현 동쪽 25리에 있다"라고 거의 같은 내용을 적었다. <해동지도>, <여지도> 등 고지도도 속리산 일대의 수계를 '병풍연'이라고 표기해 놓고 있다.

'병풍강'이나 '병풍천'이 아니라 '병풍연'이라고 표기한 것이 조금은 이채롭다. 전통지명 표기상 '연'(淵)은 하천 물이 바로 빠져 나가지 않고 잠시 머물거나 유속이 느린 수계에 붙여졌다. 이상을 종합하면 정이품송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병풍송'은 병풍연 수계 주변의 소나무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전에도 밝힌 바 있지만 '속리사'는 법주사가 아닌 보은 산외면에 존재했던 고찰일 가능성이 높다.

/ 충북대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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