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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영

청주흥덕경찰서 정보과 경장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 극장엘 갔다. 아무런 역사적 지식 없이 이달의 흥행작 '덕혜옹주'를 관람하게 되었다. 고종의 늦둥이 딸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에서는 그녀의 항일에 대한 의지, 일본문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 조국에 대한 그리움 등 대한제국의 독립과 귀향에 대한 강한 염원이 담겨있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녀의 애환이 닮긴 삶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고 우리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불러 일으켰다.

덕혜옹주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었던 나는 그녀의 삶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관련서적, 인터넷 등을 살펴보던 중 내 머릿속은 혼돈스러웠다.

덕혜옹주는 일제 합방 이후 왕족 대우를 받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았으며, 일본 옷을 입고 일본 말을 하며 일본 소학교에 다니면서 조선과 일본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일을 했다. 또한 일본 유학생 독립 운동가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알던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고 내가 느낀 감정들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개봉 3주만에 500만 관객수가 넘은 '덕혜옹주'의 평가는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그녀의 삶을 옹호하며 안타까운 현실에 같이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라는 예술은 사실을 주제로 하기도 하지만 허구를 바탕으로 사실같이 제작한 것도 적지 않다.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청중의 몫이라고 하지만 아직 역사적 인식이 부족한 중·고등학생 계층이나 일반인들이 비판의식 없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인물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 일례가 명성황후이다. 과거 명성황후는 드라마와 뮤지컬을 통해 미화되면서 비운의 삶을 보낸 '조선의 국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자기 사치로 엄청난 국고를 탕진하고 자신의 일족을 대거 등용하여 조정에 진출시키는 등 조선의 붕괴를 가속화 시킨 인물이었다. 또한 "내가 조선의 국모다" 이 유명한 말은 일본에 굴욕하지 않고 조선의 황후로써 끝가지 자존심을 지킨 것으로 보여졌지만 실제로는 궁녀의 옷을 입고 함께 숨어 있다가 일본 오카모토 류노스케에게 발각되어 "네가 명성황후냐"는 질문에 부인을 하고 달아나려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처럼 대중매체의 힘은 국민의 역사관을 바꿔버릴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희생 했던 호국영웅들은 어둠 속에서 말이 없는데, 오히려 귀족이란 신분 하나만으로 그들의 삶을 미화하고 영웅화하여 대중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상영 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이라는 문구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올까? 예술이라는 창작활동은 개인의 자유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런 작품 또한 예술의 영역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결국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정보세계 속에서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무비판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고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조상들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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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