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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박현진 학생 '온기를 따라 걷는 길' 출간

'실크로드탐방기' 생생히 집필

  • 웹출고시간2016.09.04 15:14:39
  • 최종수정2016.09.04 18:54:26
[충북일보] "여행을 좋아하지만 길눈이 어두워 낮에 갔던 길도 밤에 다시가면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늘 좋은 인연들이 부족한 나를 채워줍니다. 사막에서든 시베리아 벌판에서든 내가 걸어가는 길에는 내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손의 온기를 이은 길이 나의 실크로드 였습니다."

중국의 신장 위그루를 출발해 러시아 오쉬, 타슈겐트, 트빌리시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1만5천여km를 차량으로 주파한 박현진(26.충북대 노어노문과 4년)씨가 지난 3월14일부터 5월7일까지의 여정을 한권의 책으로 출간해 화제다.

박씨는 이번 러시아 원정을 위해 한 학기를 휴학하고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회장 현광민)가 주관하는 '실크로드 원정팀'의 러시아 횡단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온기를 따라 걷는 길' 표지

'들어갈 수는 있어도 살아나올 수 없는 땅'이라는 이름을 가진 타클라마칸 사막에 들어설 때 만 해도 부푼 마음을 가지고 원정대에 도전했으나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통과할때는 도시의 이름이 왜 '타클라마칸'이라고 부르는 지 이해가 갔다.

황무지 위로 부는 거칠고 건조한 모래바람은 박씨 일행에게 실눈을 뜨게 만들었고 30분 간격으로 물을 마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카슈가르의 낡은 집들과 주민들의 남루한 의복의 원정대들에게 안쓰러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곳곳에 서있는 경찰들의 검문소 검색은 일정을 위축되게 만들기도 했다.

10분 정도의 검색을 받는 원정대에 비해 위그르 출신의 안내자는 30분이상이나 검색을 당하는 모습을보고 마음이 아팠다.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순응하면서 겉으로 웃음으로 화답하는 그들을 보면서 박씨는 우리조상들이 일제강점기에 설움과 압박을 당하는 모습이 연상됐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배웠던 것이 우즈백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몇일을 차량안에서 대기해야 했던 국경 통과시간을 수시간만에 해결했고, '고려인'출신이라는 국경수비대원을 만나 국경통과에 도움을 준 '김씨'라는 고려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둔 청년에게는 지금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박씨는 말한다.

'고려인 최초 정착지' 였다는 비석만이 우리들의 아픈 역사를 대신 알려주고 있었다. 고려인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만들었던 토굴과 무덤은 방치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고려인의 역사는 고려인만의 역사인가'라고 자신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박씨는 이번 여정에 대해 "뜨거운 햇빛아래 얼굴이 까맣게 단 상인들과 흥정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시끄러운 소리 그리고 엄마의 손을 붙잡고 온 아이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실크로드는 거창한 것이 아닌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평범한 삶 그 차제였다. 낙타가 트럭으로 바뀌었고 천막이 컨테이너로 바뀌었을 뿐 이곳의 사람들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도로의 무법자인 경찰을 보면서 부정부패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었고 '언어가 장벽'임을 실감나게 해주었고, 어려운 '비자발급'을 한국대사관이 도와준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잊지 못하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차량의 짙은 썬팅으로 벌금을 물게 될 상황에서 '주몽'이라는 드라마가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한류'의 위업을 느끼기도 했다.

이번 원정에서 '한류'라는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좋은 경험을 했고 국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국민인가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박씨는 "이번 원정에서 얻은 값진 경험은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며 "젊을 때 경험해보는 세계인들과의 만남은 우리를 스스로 성장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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