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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개방화 시대 '충북농업 길을 묻다' - 화훼농업 '엔저 직격탄'

수출실적 1/10 수준 하락…농가 수 36→21개 감소
남은 농가, 시설현대와·수종갱신 등 자구노력 지속
"수출물류지원비 확대해야"

  • 웹출고시간2016.08.30 19:32:57
  • 최종수정2016.10.18 18:41:35
[충북일보] 뛰어난 재배기술과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되어도 '환율'에 따라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이 수출 농업의 현실이다.

일본에서 선호도가 높은 스프레이형 장미인 아이스윙.

충북의 주요 수출 농식품으로 주목받았던 화훼는 주요 수출국인 일본 시장이 위축되고 엔저가 지속되며 최근 몇 년간 쓴맛을 봐야 했다.

시설현대화와 생산비 절감 등 피나는 노력으로 지금까지 버틴 농가들은 최근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 투표 직후 엔화 가치가 소폭 상승하며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한계를 경험한 정부와 지자체의 수출위기 대응능력에 대한 불신은 높다.

화훼농업을 통해 수출위기대응 능력 한계와 극복방안을 알아봤다.

핑크하트 장미

충북 진천 꽃 수출 영농조합은 지난 2007년 화훼수출단지로 야심차게 출범했다.

지난 2009년부터 러시아 등 농식품박람회 참가, 현지시장 조사, 바이어 상담 등 농산물 수출 다변화를 위한 해외 판촉 활동을 이어가며 출범 초기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넓은 시장과 선박으로 6~7시간 걸리는 짧은 이동거리라는 이점으로 주요 수출국인 일본을 향해 생산을 늘려가던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대지진 여파가 수습되며 다시 소비심리가 살아났지만 엔저라는 또다른 위기에 직면하면서 수출은 고전을 이어갔다.

수확한 장미.

장미를 주력으로 한 진천 꽃 수출 영농조합의 연도별 수출 실적은 △2012년 164만1천달러 △2013년 141만8천달러 △2014년 39만4천달러 △2015년 14만5천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년 사이 수출실적이 1/10 수준으로 곤두박질 치며 희망도 사라졌다.

생산비를 감당할 수 없던 농가들은 하나둘씩 줄어 당초 36개이던 농가 수는 지난해까지 21개로 감소했다.

화훼농가들은 중국산의 저가 화훼공습으로 국내 시장 여건이 크게 악화된데다 난방비, 인건비 등 생산비 증가로 화훼 대신 방울토마토 등 시설작물로 전환했다.

나머지 농가들도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결단이 필요했지만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수출계약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한국과 일본 간 신뢰가 하락할 경우 향후 진출이 더 어려워 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최소한의 수출 물량만을 일본에 보내 신뢰를 잃지 않고 손실 폭을 줄이는 방안을 채택했다.

10~20년 이상 매달린 화훼를 중도포기할 수 없던 농가들은 또다시 일본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생산비 절감과 새로운 수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이현규씨가 일본으로 수출될 아이스윙 장미를 수확하고 있다.

진천꽃수출영농조합법인 총무인 이현규씨는 화훼는 다른 품목과 달리 식품이 아닌 탓에 경기를 많이 타고 신선도가 중요해 수출국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해 일본이나 러시아 등 한국과 가까운 해외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선적을 위해 저온창고에 보관 중인 장미.

이씨는 "꽃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일본과 러시아 같이 해외시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나가사키)의 경우 선박으로 6~7시간,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는 하루 정도 소요된다.

최근 일본에서 꽃송이가 작은 스프레이형 장미 인기가 끌면서 그의 장미농원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그는 수종은 유행에 따라 보통 4~5년 간격으로 교체를 하고 있다.

장미는 보통 3~5월에 심어 4~5개월 키운 뒤 8~9월 수확하고 있다. 수확한 장미는 8도를 유지하는 저온 창고에서 보관했다가 수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1개 품목을 재배하고 있으며 재배면적의 20%정도는 수종 갱신을 하고 있다.

전자동화 시설이 재배사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보여주고 있다.

이씨는 기존 재래식인 수동식 농법에서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동화 시설로 개선했다.

실시간 온습도 조절과 관리가 가능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면서 품질이 고른 장미를 생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씨의 재배사는 영하 20~25도 견디고 바람 세기는 시속 35㎞, 눈은 45㎝ 적설량까지 견디도록 설계돼 각종 자연재해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현재 3천㎡ 재배사에서 1억2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건비로 월 1천500만원, 전기 요금 2천~2천500만원 정도 들고 있다.

전자동화 등 최신 설비를 갖춘 장미 재배사 전경.

이씨는 "2013년 들어 엔저로 수출량·금액 추락하다 시피했다. 관세와 운송비 등을 제하면 통장에 마이너스가 찍히는 날이 허다했다"며 "엔저여파로 환변동보험에 대한 필요성 중요시 돼 왔지만 1년 주기로 계속 들어야 되서 농가에서 기피하는 경향있다"고 밝혔다.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그는 "규모늘리거나 특화 재배 시 충분히 경쟁력·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수출농가에 지원하는 수출물류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며 "수출물류비 지원을 확대하고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국산 품종을 늘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로열티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수입산과 국산 품종의 비율은 9대1에서 7대3으로, 국산 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면서 로열티에 대한 비용 부담도 줄었다고 한다.

한편 올해 1~5월 진천꽃수출영농조합법인의 화훼수출 실적은 39만9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만7천달러보다 5.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출실적 증가율 26.7%를 밑도는 수치다. 지난 6월 말까지 수출된 장미 등 화훼 물량은 16t 정도로, 수출물류비는 500여만원이 지원됐다.

/ 안순자·사진=유소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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