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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효자 박연' 비, 왜 민가에 보관돼 있나

지난해 일부 언론 처음 발견된 것처럼 보도
후손 박모씨, 도난 우려해 자기집으로 옮겨
영동군 이전 적지 물색…현재 3후보지 거론

  • 웹출고시간2016.07.18 20:31:28
  • 최종수정2016.07.21 15:16:09
[충북일보] 지난해 하반기 처음 발견됐다고 보도된 도내 영동의 '孝子朴然'(효자박연) 비가 새롭게 정착할 장소를 찾고 있다.

난계사 입구의 악성 박연 동상.

18일 영동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에 본사를 둔 모 일간지는 '孝子朴然'의 명문이 새겨진 높이 117㎝·폭 34㎝·두께 10㎝ 크기의 화강암제 비석을 후손 박모씨가 처음 발견했다고 크게 보도하였다.

박연은 조선 세종대 아악을 정리해 고구려 왕산악, 신라 우륵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로, 어릴적 이름〔초명〕은 朴然이었다..

이 신문은 나아가 비 측면에 '建文四年壬午三月日(건문사년임오삼월일)' 명문이 새겨져 있는 점을 들어 비가 조선 태종 2년(1402)에 건립됐다고 주장했다. '建文'은 중국 명나라 혜제(惠帝)의 연호로 조선 태종 1402년에 해당한다.

그러나 영동군의 입장은 이와 다소 다르다. 군 관계자는 "효자 박연비는 본래 박연 재실인 경란재 앞에 위치하면서 이미 공개돼 있던 상태"라며 "해당 언론이 마치 처음 발견된 것처럼 보도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고 밝혔다.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한 민가 마당에 보관돼 있는 '孝子 朴堧'(효자 박연) 비 모습

영동에 거주하는 난계후손 박모(56) 씨는 박연효자비의 존재가 전국적으로 크게 알려지자 도난과 파손을 우려해 이를 자기집 앞마당으로 옮겼고, 현재도 그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사진 참조)

영동군은 이에 대해 문화재급 유물을 민간 마당에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비를 안전하게 전시·공개할 장소를 박연 유적지 중심으로 물색하고 있다.

현재 이전 적지로는 ①밀양박씨 문중사당인 세덕사(世德祠 ②난계국악박물관 입구 ③난계사 입구의 박연 동상앞 등 3곳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난계 박연의 후손들이 문중사당인 세덕사 만큼은 극력 꺼려하고 있어, 대상지의 최종 선정이 조기에 결정되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 영동지역에서는 박연(1378~1458)과 박흥생(朴興生·1374~1446)이라는 두 걸출한 인물이 배출됐다. 둘은 사촌간으로 김자수(金子粹) 문하에서 동문수학하였다.

그러나 박연가의 경우 아들 박계우가 계유정난 때 처형당하면서 연좌제에 따라 아버지 박연은 유배를 가고, 아내는 노비로 신분이 강등되는 등 가문이 풍비박산났다.

이후 박연가에서는 큰 인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반면 박흥생가는 정치적 풍파를 겪지 않으면서 입신양명한 후손들이 많이 배출됐다.

박연 직손들은 이같은 가문 내력 때문에 효자 박연비가 문중 공동의 공간인 세덕사에 모셔지는 꺼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②와 ③안에 대해서는 충북도와 영동군 등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한편 비의 배경이 된 박연의 유년시절 효자 활동에 대해서는 '호랑이가 나타나 모친 묘막을 함께 지켜줬다'는 내용이 민담으로 전해질 뿐 실록 등 어느 고문헌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

나아가 비슷한 내용의 호랑이 설화가 박흥생 가에도 구전되고 있어, 조선전기 성리학이 지방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효이데올로기의 토착화 현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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