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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 · 전 달천초 교장

어제가 삼복더위의 시작인 초복(初伏)이다. 올해는 가족끼리 모여서 즐기는 피서가 한 달이나 앞당겨졌다. 유월 말에는 필자의 생일을 문경 관문입구 근처에 있는 펜션에 모여서 1박하고 다음날은 송계계곡에서 족구와 물놀이를 한 뒤 닭볶음탕과 매운탕을 먹으며 한가롭게 휴가를 보냈다.

삼복은 십간(十干)의 경일(庚日)에 드는데, 하지를 지난 후 세 번째 경일이 초복이고, 10일 후인 네 번째 경일이 중복(中伏)이다. 다시 열흘 뒤인 20일 만에 말복이 오면 매복(每伏)이라 한다. 그러나 말복은 입추 후에 오는 경일에 들기 때문에 올해는 8월16일이 말복이라 넘을 월(越)자를 써서 월복(越伏)이라 한다. 복(伏)자는 사람인 부수에 개견 자를 쓰는데 가을의 서늘한 금(金)기운이 무더운 여름의 화(火)기운에 세 번 엎드린다 하여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삼복(三伏)이라 한다.

더위에 지친 몸을 삼계탕이나 개장국 등을 먹으며 복달임을 하는 풍속이 오늘 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칠월 첫 주말에는 처가의 가족과 함께 용평으로 2박 3일 숲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하고 왔다. 인간이 살기에 쾌적한 고도가 약 600m 전후라 하는데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선수촌을 짓고 도로를 다시 닦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금강송이 쭉쭉 뻗은 숲속에 유럽풍의 콘도에서 휴식을 취하니 심신의 묵은 노폐물이 모두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하늘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너무 아름다웠다. 스모그가 도시의 하늘을 뿌옇게 흐려있는데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청정한 공기를 마시니 별천지에 온 기분이 들었다.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랜만에 처가 식구들과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웃음꽃이 피었다. 조카들도 어느 듯 서른이 넘어 결혼 나이가 되었으니 대견스러웠다. 둘째 처남 네는 흑염소 고기를 준비했고, 큰 처남은 전복, 소라, 가리비 등 해물을 서울 사는 셋째 처남은 갈비를 준비하였다. 테라스에 모여앉아 고기를 굽고 찜을 안주로 술잔을 주고받으며 밤늦게 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둘째 날은 인천과 수원에 사는 우리 딸과 사위까지 찾아왔다. 점심은 정동진 바닷가로 물 회를 먹으러 갔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2층 창가에 앉아 여름을 만끽하였다. 점심을 먹고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더위를 피한다며 체육공원을 찾아 족구시합을 하였다. 운동경기만큼 친목을 다지고 즐거움을 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땀을 줄줄 흘리며 남자들이 족구를 하고 여자들은 자기편을 응원하며 쉬는 시간에는 수박과 음료수를 먹으며 마치 가족체육대회를 하는 날 같았다.

대관령을 넘어 콘도로 들어가니 숲속의 시원함에 살찌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 곳 콘도에는 에어컨이 없다. 자연 바람이 더 시원하기 때문이라 한다. 피서지에 반가운 사람들이 합석을 하니 분위기가 더 활기가 넘쳤다. 이렇게 친인척이 모이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가족행사 때 잠깐 만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사람 사는 맛이 나고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창가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공원처럼 아름다운 단지 내를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너무나 상쾌하였다. 마지막 날은 대관령 양떼목장을 들러보고 귀가 길에는 봉평에 들려 별미인 막국수와 전병으로 점심을 먹고 내년 제주도 피서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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