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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5.25 17:52:11
  • 최종수정2016.05.25 17:52:16

박종복

청주현진에버빌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벌써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직책을 맡은 지 1년이 되어간다.

지난해 6월 동대표 회장으로 선출됐을 당시만 해도 아파트의 구조와 운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입주자 대표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분명 관리비에 대한 적정성과 입주민들의 생활편의를 위해야 한다는 것과 아파트단지를 아름답게 만들고 싶은 관심과 애정뿐이었다.

어느 날 놀이터에서 어린아이들이 책가방을 벤치에 올려놓고 삼삼오오 그룹지어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우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대의 연령층을 어림짐작 할 수 있었다. 그 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무인택배함 설치였다.

요즘 청소년기 자녀를 둔 세대에서는 인터넷쇼핑과 홈쇼핑 문화로 인해 수시로 배달되는 택배물품의 양이 방대하다. 때문에 아파트 경비실에서는 택배 물품 등으로 때론 입주민들과 다소 불미스런 다툼까지 발생하는 일들이 종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무인택배함 설치를 정식안건으로 상정·의결했다. 이후 설치된 무인택배함은 입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회장으로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일은 2016년도 예산편성이었다. 당시 적정수준으로 예치돼 있어야 할 장기수선충당금은 고갈돼 있었고, 2016년 법적 최저임금은 8.1% 인상인데 세입 예산은 입주민들의 호주머니에서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지어진지 10년차를 맞는 아파트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수와 보강으로 지출돼야 할 예산은 구석구석 도사리고 있었다. 이런 현안과제들을 방관할 수도 없고 관리소장에게만 맡길 수도 없었다. 순간 후회도 해봤다. 그러나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대안을 모색했다. 우리 아파트와 비슷한 세대의 각종 현황자료를 수집해 꼼꼼히 검토하고 비교분석하는 것이었다. 분석해본 결과 인건비와 인력의 비중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었다.

결국 군살빼기로 뼈아픈 진통을 겪게 됐다. 정원 16명 중 3명을 자연감소에 맞춰 조정하기로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다행히 자연 감소된 인력 모두 새둥지를 찾아 이동했고, 2016년도 예산 편성은 전년도 대비 동결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장기수선충당금 100% 인상과 최저임금 8.1%, 소장을 비롯한 사무실 직원 인건비 3% 인상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각종 사안들도 잘 마무리됐다.

지금도 우리 아파트는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가슴앓이 중이다. 아파트 살림살이 역시 내 가정과 같이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 입주자 대표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1년 가까이 살림살이를 하다 보니 할 일이 무엇인지 이제 눈에 확 들어온다. 지금부터 입주민들의 절대적인 관심과 감시 그리고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사는 도심 속의 작은 마을 촌을 우리라는 아름다운 공동체 의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입주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능한 재능을 기부해야 한다. 입주민들의 용기 있는 희생도 뒤따라야 한다.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말 많고 탈 많은 아파트 동대표가 되어 선뜻 봉사를 하겠다는 주민들을 찾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필자 역시 40여 년간의 공직생활에서 배우고 익힌 행정재능을 기부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입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늘 머무르고 싶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입주자 대표회장의 역할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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