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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작가' 송계 박영대 화백 전시회

보릿고개를 넘어 생명과 깨달음의 보리로

  • 웹출고시간2016.03.20 15:56:23
  • 최종수정2016.03.20 19:10:19

박영대 작가가 자신의 작품 '생명의 씨앗(162×15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충북일보] 사계절 중 유달리 '기운'이란 말이 어울리는 계절은 단연 봄이다. 약동의 봄기운이 천지간에 가득한 이때, '보리 작가' 송계 박영대 화백의 전시회가 3월18일부터 26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렸던 작품 100여점 가운데 30여점을 선정, 봄이 오는 길목에 펼쳐 놓았다. 초년의 '청(靑)보리'와 대비된 '생명' 시리즈는 새로운 경지의 깨달음이 엿보인다. 푸른 보리가 가득했던 캔버스는 이제 껍질과 외피를 벗고 보리의 본질만이 물결친다. 화려한 색채와 피안에 잡힌 현상은 벗겨지고, 속살처럼 생명의 속성이 일렁인다. 간결한 리듬과 파장 그리고 뼈대만 덩그렇게 남아 윤회의 강에 다다른다.
박영대 화백은 "풍경의 보리에서 생명의 씨앗으로 회귀했다. 겉으로는 보리알일지 모르지만, 생명을 온전히 품은 씨앗이다. 보리만 씨앗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생명에는 모두 씨앗이 있다. 사람에게도 씨앗이 있다. 형태보다는 그렇게 내재된, 보이지 않는 생명을 표현하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형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생명은 무한하다. 개구리가 되기 전에 올챙이가 있었고, 그 전에 알의 상태였다. 그런 것들의 표현이다."라고 말한다.
박 화백은 1978년 백양회 공모전에서 '맥파(麥波)'로 최고상을 받았다. 이후 그에게는 '보리 작가'라는 애칭이 생겼고 한국 화단에 보리를 소재로 한 최초의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1942년 청주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사롱드브랑 대상, 도쿄-텐 그랑프리 등 국제전 수상과 5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뉴욕 캐롤갤러리, 경기도미술관, 한국은행, 청주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박영대에게 있어 애초 보리는 하나의 소재로서 선택되었다. 보릿고개의 그 보리 말이다. 궁핍했던 시절 보리밭은 하나의 희망이었다. 봄날 보리밭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벌판이었다."며 "이제 보릿고개의 추억은 잊혀 졌고 보리는 하나의 조형적 소재로 새로운 변주를 요했다. 보리알은 생명의 상징이다. 생명은 약동의 대체어이다. 그리서 보리밭은 율동의 현장이고 거기서 출렁이는 리듬을 느끼게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에 출품한 작품 '율-생명(117×91cm)'은 우리의 삶처럼 가파르고 깊은 우물 아래, 원초적 생명처럼 물결치는 형상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보리(麥)는 생명과 깨달음의 보리(菩提)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 윤기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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