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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대신 공항으로 '新 설 풍속도'

고항 여행객들로 북적…어른 세배는 요양원으로
아이들 팽이 등 전통놀이 집 아닌 박물관에서 체험

  • 웹출고시간2016.02.04 19:45:10
  • 최종수정2016.02.04 19:45:14

설 명절을 나흘 앞둔 4일 청주육거리 전통시장이 설 성수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며 북적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설날이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로 꼽히는 설날은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웃어른에게 세배를 올리고 집집이 복을 기원하는 복조리를 달았다.

아이들은 새 옷을 입고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했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이 같은 모습의 설 풍경은 산업화와 전통가족 해체로 새로운 설 풍속도를 그리고 있다.

설 연휴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공항 모습은 정체된 고속도로만큼이나 익숙한 풍경이 됐다.

인천시 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9) 씨는 올 설은 유럽에서 보낸다.

6개월 전 항공권을 예약한 이씨는 4·5일 이틀 연차를 냈다. 설 연휴와 주말과 대체 휴일까지 합치면 7일까지 쉴 수 있다.

이씨는 "명절에 부모님 댁에 있는 충주에 내려갔지만 올 설은 해외여행을 가려고 미리 항공권을 예매했다"며 "부모님이 조금 서운해 하시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유모(청주시 흥덕구·30) 씨는 설 연휴 요양원으로 시할머니를 뵈러 간다.

유씨는 "결혼 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시댁에서 차례 등 따로 명절을 보내진 않는다고 들었다"며 "고령의 시할머니가 계신데 수년전부터 전주의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계셔서 설날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계획이다. 외출해서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전주한옥마을도 돌아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경기불황으로 경제사정이 좋지못한 이들은 귀성길 대신 집에서 조용한 명절을 보내기도 하고 취업준비생들은 '올해는 취직해야지'하는 친척들의 소리를 피하기 위해 도서관 등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을 짜고 있다.

설날은 노는 날이던 아이들도 사정도 어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의 설날도 확연히 달라져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사촌들과 만나 연을 날리고 윷놀이를 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집집이 한두 자녀만 두고 있어 사촌까지 다 모여도 몇 명 되지 않는다.

연을 날리거나 팽이를 칠 수는 없고 윷놀이도 층간소음으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통놀이를 박물관에서 설을 맞아 마련한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 하나로만 볼 수 있는 시대다.

결국 함께놀 친척들이 없는 아이들은 방안에 앉아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져있다.

귀성길에 오르는 직장인들은 부모님 용돈과 조카들 세뱃돈 등 평소와 다른 지출항목에 한숨부터 나온다.

맞벌이 부부인 김모(45·청주시 서원구)씨는 "설날 차례를 지내고 나면 바로 처가로 이동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설날은 본가(시댁), 추석은 처가로 하든지 차도 막히고 오가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20~30년 전만해도 설 대목으로 바빴던 한복점들은 설 대목은 '실종'을 넘어 '멸종'했다는 씁쓸한 넋두리를 한다.

김순분 청주시한복협회 회장은 "우리 어릴 때 만해도 설빔을 지어주시거나 사주셔서 설날이면 새 옷 입는다는 좋아했는데 이제는 설빔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돌, 결혼이나 칠순잔치에도 빌려입는 시대가 되면서 언제부턴가 설 대목은 전통 한복과 거리가 멀어졌다"고 밝혔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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