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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어수선한 2015년을 보내고 새로운 2016년이 시작 되었다. 그러나 이 새해는 가진 사람들에게는 희망과 행복의 내일이지만 여전히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루를 견뎌내야 하는 그런 아픔의 새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습관처럼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며 노력을 더하라고 한다. 열심히 하면 못 이룰게 없다고 판에 박힌 논리로 이들을 윽박지르곤 한다.

결국은 가진 사람들도 아닌, 뭘 가졌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약자들이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약자들에게 더 강하고 모질게 대하는 모습들이 아프다. 인생이라는 게 답이 없는 미로 같은 것일진대 강요된 희망과 행복을 위해 우리는 매일같이 허덕이며 지낸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것이 의인의 도리거늘 스스로 권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놓고 자존심 싸움으로 몰고 가는 아주 잘못된 모습들을 종종 본다. 권위와 당위성으로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오로지 자존심만 내세우는 것은 마땅히 반성해야 한다. 최소한 우리가 사는 땅이 상선약수처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언제까지 손바닥만 한 권력으로 미래를 휘두르려 하는가. 한낱 여름날 녹아질 빙산에 불과한 것이 권력인 것을, 스스로가 매달려 억지 춤추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부끄러울 뿐이다.

당 태종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정관정요'의 '논임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히 할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분명히 알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의 이치를 알 수 있다" 당 태종이 역사를 거울삼아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잘 받아들여 성세를 이뤘듯이 진정 자신을 비우고 주위의 쓴 소리를 받아들일 때 자신을 비춰줄 사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우리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행복은 수많은 선택의 고뇌 속에 놓여 있다. 이것은 어쩌면 최상의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러기에 행복은 당위적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반성 없는 삶은 행복하지 않고 살 가치도 없는 것이라 했다.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불안전한 삶을 인정하고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에게 행복은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어쩌면 그 것은 행운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찾기 위해 애를 쓴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견되어지는 것이다. 어느 순간 우연히 내가 좋아하고 끌리는 것이고 괜찮다고 느끼며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다. 행복은 매 순간이 중요하고 역동적이며 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행복은 대립이 아닌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상 살면서 예정되지 않은 결과가 훨씬 감동스러울 때가 많다. 특히 작은 진실이 거대한 권력에 보기 좋게 한방 먹이는 결과가 나올 때 더욱 그렇다. 자기들만이 세상의 중심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중심에서 여지없이 떨어져 나가고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제자리에 설 때 사람들은 환호한다. 그 것이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우연이고 희망이고 행복이다. 그러기에 세상은 살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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