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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중앙여고 학생들, 분평동서 연탄 나눔

매화학사 29명 용돈 모아 연탄 600장 구입

  • 웹출고시간2015.12.15 18:17:47
  • 최종수정2015.12.15 18:17:55
[충북일보=청주]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그치자 추위가 몰려왔다. 기온은 4~5도를 왔다갔다 했고 찬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했다.

찬바람을 뚫고 따뜻한 마음을 품은 여고생들이 청주 분평교회 앞에 모여들었다. 이웃들에게 연탄배달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청주 중앙여고 1학년 매화학사반 학생들이 15일 용돈을 모아 마련한 연탄을 분평동 함모 할머니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15일 청주 중앙여고 1학년 매화학사반 학생 29명은 간식비를 아껴 모은 돈 1만원씩을 각출해 연탄 600장을 샀다. 학사부장 김지연 교사도 마음을 보탰다.

서로 팔짱을 끼고 연탄배달 봉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환한 미소에선 따뜻함이 번졌다.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선 딸아이들이 대견스러워 학부모들은 이날 학생들의 '발'이 돼 주기로 했다. 6명의 어머니는 차를 끌고 나와 아이들을 나눠 태웠다.

학부모 김미자씨는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나서겠다고 하는데 부모로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점점 추워지는 계절에 따뜻함을 나눌 줄 아는 아이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연탄이 전달될 가구는 (사)징검다리의 도움을 받아 분평동의 차상위계층 3가구로 정해졌다.

청주 중앙여고 1학년 매화학사반 학생들이 15일 용돈을 모아 마련한 연탄을 분평동 함모 할머니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연탄 600장의 무게만큼 따뜻함을 가득 실은 트럭이 연탄이 배달될 비탈진 골목길 귀퉁이에 덩그러니 노인 함모(76) 할머니의 집 앞에 멈춰섰다.

손바닥에 빨간 고무가 코팅된 목장갑을 나눠 낀 학생들이 연탄 트럭부터 집 안의 연탄저장고까지 일렬로 늘어섰다.

"나 연탄 처음 봐" "진짜 되게 까맣다" 학생들의 재잘재잘 수다소리가 정겹게 골목으로 울려 퍼졌다.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박민지 계원의 "천천히 조심해서 깨뜨리지 않게 나르자. 연탄 한 장이 따뜻한 하룻밤이다"라는 말에 학생들은 연탄을 금은보화 다루듯 조심스레 이손 저손으로 건넸다.

머리칼이 찬바람에 날리고 땀에 젖자 학생들은 연탄 나르던 손으로 매무새를 손질했다. 그 탓에 장갑에 묻었던 검댕이 학생들의 뺨과 콧등으로 옮겨 붙었다.

한 학생이 옆에 서 땀을 훔치는 친구를 보고 "야, 너 볼이 새카매"라며 까르르 웃자 곁에 섰던 학생은 "넌 콧등도 까매"라며 같이 배를 잡고 웃는다.

분평동 골목길로 따뜻함과 상쾌함이 번져나갔다.

연탄 저장고에 차곡차곡 연탄이 쌓일수록 학생들의 마음엔 뿌듯함이 커져갔다.

청주 중앙여고 1학년 매화학사반 학생들이 15일 용돈을 모아 마련한 연탄을 분평동 함모 할머니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정지수양은 "우리들의 작은 정성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며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니까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학생들은 첫번째 가구에 200장의 연탄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함 할머니에게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행복하세요" 인사를 건네며 집을 나섰다.

다음 가구에 가서도, 또 그 다음 마지막 세번째 가구에 가서도 학생들은 연신 웃는 얼굴로 연탄을 날랐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은 할수록 재미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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