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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충북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꽃 천지다. 완연한 봄날이다. 나비가 나풀거리며 하늘을 날고 산마다 온통 초록이다. 겨울을 지워내듯 햇볕이 따갑다. 봄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 것이 지면서도 자태를 흩뜨리지 않는 것이다. 비 맞은 꽃잎이 길 위에 다시 핀다. 생명을 키우는 농부들의 손이 바쁜 때이다.

5월이 되면 남녘땅 함평에선 나비축제가 열린다. 이곳은 원래 전형적인 낙후지역이며 변변한 관광자원이 하나도 없는 농촌지역이었다. 아무것도 없다는데서 착안한 이 축제는 청정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나비라는 창의적 발상과 이를 현실화시키려는 한 군수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모두가 떠나는 궁벽한 농촌이 생태관광도시로 친환경 농업도시로 바뀌는 것은 불과 2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축제기간에만 이곳을 다녀가는 관광객이 30만 명이 넘는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한 지역을 바꾸는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내 페이스 북에 누군가 올린 감동적인 글 하나 소개한다.

"어느 아파트 근처에 있는 세탁소에 불이 나 세탁소 전부를 태웠다. 며칠이 지난 후 아파트 벽보에는 옷이 모두타서 죄송하단 이야기와 맡기신 옷 수량을 신고해 달라는 '사과문' 하나가 붙었다. 이후 한 주민이 공고문 아래에 글을 적었다. 뜻밖에도 '아저씨! 저는 양복 한 벌인데 받지 않겠습니다. 용기를 내세요.' 그 주민 말 한마디에 주민들은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그 후 누군가 금일봉을 전했고, 또 다른,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다. 얼마 뒤 아파트 벽보에 또 한 장의 종이가 붙었다. 다름 아닌 '감사문' 이었다. '주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월남전에서 벌어온 돈으로 어렵게 일궈온 삶이었는데 한순간 모든 것을 잃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 저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고, 저는 다시 일어 설 수 있었습니다. 꼭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나비효과라는 것이 있다. 브라질에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이는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턴 로렌즈라는 학자가 오랫동안 기상을 연구하다 얻은 이론의 하나로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혼돈 속에 질서가 내재해 있고 미세한 움직임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함평의 나비축제나 아파트 세탁소의 화재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소망하고 선택하는 것 자체가 희망을 일구는 것이다. 그것이 의미 있는 날갯짓이라면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마을을 사람이 넘치는 곳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고, 절망하는 자영업자에게 희망을 주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렇게 좋은 계절 네팔에서 들려온 소식에 가슴이 답답하다. 세상에는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넘쳐난다. 또한 인간들에게 위기는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자연은 제 몸 한번 꿈쩍거렸을 뿐인데 우리 인간들은 참으로 허망하게 무너져 버린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이미 잠재되어 있다. 우리의 행동이 하나의 날갯짓이 되어 이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힘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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