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TV 프로 중에서 내가 가장 즐겨서 보는 것은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이다. 을미년 새해 첫 방송에 96세의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께서 특강을 하셨다.

목요특강은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이나 인기 있는 강사들이 나와서 한 시간 동안 유익한 내용을 전해주기 때문에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강연주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것이었다.

땅을 무상으로 차지하려는 농부가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땅을 소유하지도 못하고 죽고 말았다는 톨스토이의 동화로부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물질에 가치를 두고 이를 가지면 행복할 줄 알고 욕심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하면서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욕심을 채우면 행복할 줄 안다. 또한 높은 지위에 오르려는 명예욕을 채우려고 한다. 그러나 돈과 명예를 얻고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누고 베풀어야 행복하다. 물질적인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을 위해서 고생하는 삶이 행복하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경륜속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 시대의 어른이 들려주시는 격조 있는 강연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노인 한분이 돌아가시면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처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주옥같은 말씀이 마음에 옹달샘 같은 맑고 깨끗한 물을 흐르게 해 주었다.

가끔은 노학자를 모셔서 좋은 말씀을 듣는 기회를 갖는 것은 우리사회를 정화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어려움을 이겨내는 고생을 하지 않고 행복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즉 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며 땀 흘려 가꾸는 노력은 하지 않고 맛있는 열매만 먹으려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쓰는 '행복'이 찾아오기를 바라기 보다는 이기적인 삶의 자세에서 벗어나 남과 이웃에게 행복하도록 도와주는 삶의 자세가 더 필요하지 않은가?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초중고 때는 앞서가는데 반해서 사고력이 좋은 사람은 대학 이상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예를 들어 자녀 세분이 교수를 하고 있다는 비유를 하셨다.

교수님이 한창 인기가 있을 때 정치에 입문하라는 유혹도 물리치셨고, 대학 교수의 꿈이기도 한 총장자리를 제의 받고도 고사하셨다고 한다. 오로지 후진 양성에 매진하신 욕심이 없는 외길인생을 걸어 오셨기 때문에 더욱 존경스런 분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는 것 같았다.

평생을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철학 교수로 살아오셨기 때문에 60대처럼 건강하신 것 같다. 최고령의 강사는 한 시간 동안 쉼 없이 강의를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는 모습에 감동한 아침이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