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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2.04 15:03:22
  • 최종수정2015.02.04 15:03:22

김희식

시인·충북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사람을 표현하는 사람 인(人)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서있는 모양이다. 다산은 人은 仁이라 하여 상대에 대해 서로 최선을 다하는 섬김을 이야기하였다. 자신을 비추어 남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것으로 사람은 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상호 교감하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같이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사람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서로 의지하며 힘이 되어주는 이것은 나약하고 줏대 없는 하나가 아니라 서로 살아가며 믿어주는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믿음이 바로 희망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하더라도 사람은 그것을 극복해 내는 존재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길을 밝혀주어야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외롭고 기댈 곳 없이 막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이 나라는 어두운 수렁 속에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침몰하는 세월호처럼 가만히 기다리라 한다. 생활고에 지쳐 쓰러져간 송파 세모녀의 죽음이 그랬고 굴뚝 위에서 농성하던 이 땅의 노동자들도 그랬다. 군대 간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와도 하소연 할 곳은 없다. 서민들의 얇은 지갑은 얼음조각처럼 깨어져 나갔다. 우리의 배는 기울어져 이미 물이 차오르고 있다. 아우성들은 주검으로 수장되고 그것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서로를 의지하고 일으켜 주는 것일진대 우리는 사람 되기를 포기하고 있다. 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우리는 또 그렇게 개나리꽃처럼 뚝뚝 떨어지는 생명들을 보며 미안하다만 외칠 것이다. 진실을 외면하고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눈을 감아 버릴 것이다.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있는가. 우리에게 탈출구는 있는 것인가. 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 저 바다에 뛰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렇게 침몰할 뿐이다. 그 많던 반성은 어디 갔는가. 그 많던 노란 리본은 어느 구석에 쳐 박혀 있는가.

중국의 문호 노신(魯迅)은 희망을 이야기하며 그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라 하였다. 그렇기에 누군가 땅위를 걸어가고 그 뒤를 좇아가는 이들이 많아지면 길이 된다 하였다.

한탄만 한다고 꿈이 꾸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서로의 가슴을 확인해야 한다. 그 가슴이 떨리게 내일을 기다리는 것, 바로 그것이 희망이고 사람의 길이다. 이러한 길과 같이 희망은 나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함께 가는 이들이 많을 때 제대로 꾸어지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람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손바닥보다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 한, 슬퍼하고 부끄러워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시린 겨울에 내리는 눈발을 견딜 수 있는 것은 그 바람 속에 숨겨진 봄이 있기 때문이다.

홀로 춥다고 떨지 마라. 그리고 가슴의 불을 켜라. 춥고 작은 곳,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곳에 불을 밝혀라. 서로의 믿음과 내일에의 꿈을 공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희망이다. 사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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