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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 이러쿵 저러쿵 - 청주대의 학격(學格)

'어당팔' 황우여 교육부 장관 "가능하면 착수하겠다"
학교 구성원 및 지역사회 '김윤배 퇴진' 이구동성
감사 요구에 "가능하면 착수하겠다" 특유의 답변
준비·감사·조치에 혼란, "총장 자진 사퇴가 해법"

  • 웹출고시간2014.10.29 19:30:46
  • 최종수정2014.10.29 19:30:46
중앙 정치권에는 황우여 장관을 지칭하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바로 '어당팔'이다.

'어당팔'은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唐手)가 8단이라는 뜻이다. 언뜻 생각하면 기분 나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청와대와 국회 안팎에서는 이미 '어당팔'을 '정치 고수'라는 정치권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극우와 극좌가 판치는 정치권에서 '어당팔'은 어쩌면 중용과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인의 기본 덕목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교문위 국정감사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빅 이슈 중 하나는 전국 사학비리다. 충북 소재 청주대학교의 '분규 사태'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 등은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청주대 사태 해결을 위한 김윤배 총장의 자진사퇴 지적을 주도했다.

한강 이남 최고(最古)의 사학에서 벌어진 설립자 후손 김윤배 총장의 각종 전횡을 폭로했다.

총동문회와 총학생회, 교수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총대를 맺고, 충북도의회와 충북도교육청, 청주시와 청주시의회 등도 청주대 사태에 대해 김 총장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청주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와 지역 원로들의 '고언(苦言)'은 청주대 사태 해결의 방향을 제시했다.

총학생회가 오는 11월 3일 임시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거쳐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다. 학교 구성원들과 지역 사회는 김윤배 총장이 11월 2일까지 자진사퇴를 권고하고 있다.

김 총장의 사퇴가 청주대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의 시발점으로 공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권서 본 청주대 사태

총동문회와 교수회, 지역 기관·단체, 지역 원로 등은 청주대 학생들의 수업거부 사태가 빚어지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배움의 전당에서 수업거부 사태가 벌어지면 청주대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중앙 정치권과 교육부 안팎을 취재하면서도 '청주대의 수업거부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청주대 문제가 파국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장(總長)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했다.

총장은 어떤 조직체에서 사무 전체를 관리하는 최고의 행정 책임자를 의미한다. 이를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각 대학교를 대표하는 기관장, 학생 지도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하며 감독하는 자리다.

그런데 김 총장은 최고의 행정 책임자이면서 정부의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한 나라의 국격(國格)에 비유되는 청주대의 '학격(學格)'을 추락시킨 이 같은 결정적인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3선을 넘어 4선에 성공한 김 총장이 잘못된 학사운영에서 비롯된 청주대의 위상 추락은 어쩌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학생을 지도하고 교무를 통할하며,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면서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것도 뼈 아픈 대목이다.

◇황우여 '착수하겠다'의 의미

청주대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과 교육부 관계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특별감사가 진행되기 전에 김 총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청주대 특별감사와 관련된 입장을 피력했다.

새정치연합 도종환 의원은 지난 27일 황 장관에게 "재정 운영 뿐만 아니라 김 총장의 학위 등 청주대 사태는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고 전제한 뒤 "학생들이 11월 3일부터 수업거부에 들어갈 계획을 밝히는 등 학교가 극도의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종합 특별감사에 들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황 장관은 "국정감사 첫날 특별감사를 해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을 받았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한 뒤 가능하면 (특별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답변했다.

'가능하면 검토하겠다'가 아닌 '가능하면 착수하겠다'는 황 장관의 답변은 '어당팔'의 진수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김 총장이 황 장관 답변의 의미를 깊게 새겨야 한다는 의미다. 특별감사가 진행되면 청주대의 민낯과 속살이 드러날 수 있다.

학교 구성원과 지역 사회의 우려는 더욱 깊어질 수 있고, 청주대의 위상은 회복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김 총장은 총장(總長)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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