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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4.21 18:28: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땅덩어리가 넓은 중국은 가볼만한 관광명소가 많다. 그중 만리장성을 비롯해 장가계나 황산, 계림 등은 늘 한국 관광객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미 명소를 다녀온 관광객들은 색다른 볼거리에 목말라 한다. 그래서 최근에 개발된 곳이 태항산(太行山)이다. 아시아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울 만큼 장엄하면서도 독특한 지질학적 구조를 가진 광대한 협곡 태항산.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전설이 서려 있는 그 곳을 다녀왔다.

◇태항산, 어떤 산인가

태항산대협곡의 장엄한 모습. 이런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처져 장관을 이룬다.

태항산은 말이 산이지 산맥이란 표현이 우리 정서엔 더 어울린다. 그도 그럴것이 태항산은 중국의 산서성, 하북성, 하남성 등 3개 성에 둘러쌓인 전체 길이 600여 km의 거대한 산줄기다. 산 이름에 들어간 行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닐 행'으로 많이 읽지만 여기서는 '줄 항'으로 읽어야 한다. 즉 태항산은 '커다란 산줄기'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옳을 것 같다. 산의 이름만 들어도 남성다움이 느껴진다.

태항산 관광은 크게 구련산 코스, 천계산 코스, 임주 대협곡 코스를 둘러보도록 상품이 구성돼 있다. 물론 트레킹을 목적으로 할 때는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지만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이들 코스가 가장 무난하면서도 핵심이다.

관광 순서도 아주 중요하다. 먼저 구련산 주변을 둘러본 뒤 천계산과 만선산(萬仙山) 일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협곡을 보는게 좋다. 그래야 태항산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을 몸으로 경험하며 여행 말미에 대협곡이 뿜어내는 강렬하고 장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좁은 도로구조에 맞게 제작된 미니버스. 경적을 많이 울려대 일명 빵차로도 불린다.

이중 구련산과 천계산은 대부분 미니버스나 전동차로 이동하면서 둘러보기 때문에 연세 지긋한 노인분들도 무리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다만 마지막 코스인 대협곡은 약 3-4시간 정도 품을 팔아야 제대로 된 그랜드캐년의 속살 체험이 가능하다.

관광상품이 개발된 지 약 2년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계곡으로 들어가는 접근로가 좁고 구불구불하지만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표정과 행동이 순박하기 이를데 없어 관광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구련산(九蓮山)

구련산 입구. 운무에 가린 산세와 스카이라인이 예사롭지 않다.

구련산은 9개의 연꽃이 피어 오르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태항대협곡의 남측에 위치해 있다. 북경서(西)역에서 고속열차로 2시간 30분을 달리면 신향(新鄕)에 도착하게 되고 여기서 다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면 구련산이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니 파란 하늘 캔버스에 그려진 태항산 스카이라인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유치원생이 심술궂게 그려 놓은 듯 제멋대로다. 입구에서 버스를 내리면 일명 '빵차(교행이 어려워 반대편에서 오는 차에게 계속 경적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로 불리는 8인승 전동차로 계곡을 올라 수직절벽 사이에 틀어 앉은 구련담과 높이 120m의 천호폭포를 감상한 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0여m 폭포 위에 조성된 소박하기 그지없는 원주민 부락 서련촌(西蓮村)을 둘러보게 된다.

구련산 깎아지른 절벽위에 조성된 서련촌. 이곳에도 봄은 와 있다.

구련산은 오르는 과정이 기괴하지만 일단 서련촌에 올라서면 이름 그대로 연꽃이 피어 오르는 것처럼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수경관이 펼쳐져 매우 여성스럽다.

하늘 문처럼 생긴 천문구며 아름다운 폭포가 이어지는 선지협 등도 구련산의 절경 중 하나다.

◇천계산(天界山)

왕망령에서 바라본 수백개의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산봉우리들.

천계산은 남(南)태항 풍경구의 핵심 축. 하늘과 경계를 이루면서 빚어내는 선(線)의 조화 하나만으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산세는 험하지만 코스 내내 버스로 이동하며 관광을 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 졸면 그만큼 손해다.

이 곳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王莽嶺(왕망령), 또 하나는 만선산이다. 왕망령으로 오르기 전 석애구(錫崖溝)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곳까지 오르는 과정이 마치 버스를 타고 하늘과의 경계선으로 승천하는 듯한 또 하나의 멋지고 황홀한 관광상품이다.

왕망령 조망대에서 주변 풍광을 감상하면서 환호하는 관광객들.

주민들이 자기들의 편리를 위해 산의 9부능선 수직 암벽을 15년에 걸쳐 뚫어 만든 약 1km의 터널이 그것. 암반 외벽에 바짝 붙여 건설된 이 터널은 '괘벽공로'로 불리는데 터널 내부의 조명 확보와 환기를 위해 절벽쪽에 커다랗게 바위창을 냈는데 창문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인상적이다.

잠시 차를 세워 터널 내부에서 창문밖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니 자연스런 모양의 사진틀 속에 멋진 태왕산 모습이 들어왔다.

석애구를 지나 약 40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면 태항산에서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다는 왕망령에 이른다. 해발 800-1,665m 사이의 높고 낮은 50여개 산봉우리로 구성된 왕망령의 관망 포인트는 '관일대'로 눈 아래 펼쳐지는 장관이 그만이다.

여기서 다시 2시간 정도를 이동하면 만선산이다.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만선산 코스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단분구-흑룡담 폭포-백룡담 폭포-일월성석(日月星石)-곽량동-곽량촌 등을 둘러보게 되는데 수직절벽이 계곡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어 가히 점입가경이다.

자연석에 해와 달과 별 모양이 함께 들어 있어 신비로운 일월성석.

주민들이 공사 도중 발견한 돌에 해와 달, 별이 함께 새겨져 있는 일월성석과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곽량촌도 기억에 오래 남는 곳 중 하나.

무엇보다도 천계산 관광의 꽃은 운봉화랑(雲峰畵廊) 전망대를 한바퀴 돌면서 주변을 관망하는 코스다. 구름에 싸여 있는 해발 1,300m의 산봉우리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여기 오기 전 다른 곳을 몇시간 둘러보았어도 이 곳에서 보는 단 30분간의 조망에 비해서는 비교가 안될 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 가이드들에게는 필수 옵션 코스이기도 하다. 모두 7곳의 뷰포인트가 있다.

◇임주 대협곡

도화계곡 속의 목포. 마치 벽돌을 아치형으로 쌓아 만든 인공폭포같다.

대협곡은 임주라는 작은 도시에 속해 있는데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전동차를 이용해 좁은 도로를 곡예하듯 오르거나 아니면 도화계곡을 따라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대협곡의 진미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좀 힘들더라도 다리품을 파는게 제격이다.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잔도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지만 아주 연세 높지 않은 분들이라면 오르는데 큰 무리는 없다. 걸어서 도화촌까지는 넉넉하게 잡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계곡을 오르다 보면 황룡담, 함주, 이룡희주, 구련폭포 등 기기묘묘한 협곡의 형상들이 있어 지루한 줄을 모른다.

도화촌(桃花村)에 이르면 전동차로 올라온 관광객들과 합류하게 된다. 해발 1,300m의 도화촌은 대협곡의 8부능선 계곡 속에 조성된 자연부락. 한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 마을은 모든 건축재료가 돌이다. 심지어 지붕까지도.

구불구불 산비탈길을 힘겹게 올라와야 비로소 암반터널을 넘을 수 있다.(왼쪽) 원주민들이 조성한 밭이 천길 벼랑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모습

도화촌에서부터는 전동차로 이동하면서 약 30분 정도 협곡을 감상하게 되는데 이 시간이 그랜드캐년 관광의 하일라이트다. 마치 미(美) 서부 콜로라도의 그랜드캐년을 보는 듯 장쾌한 대협곡의 파노라마도 관광객들의 혼을 빼놓지만 깎아지른 천길 수직암벽 위 모서리에 아슬아슬 걸쳐 있는 촌락과 돌무더기를 일궈 만든 밭 등 때묻지 않은 원주민들의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관광의 보너스다.

수직협곡을 내려가기 위해 만든 돌계단으로 힘겹게 하산중인 관광객들(왼쪽) 돌계단을 내려와서 다시 이 나선형 계단을 밟아야 협곡 산행이 마무리된다.


하산하는 코스는 그야말로 스릴 만점. 수직벽에 가까운 돌계단을 한참 내려가는가 싶다가는 허리를 굽힌 채 기어야만 지날 수 있는 'ㄷ'자형 오픈 터널도 나오고 80m 높이의 나선형 수직계단을 뱅글뱅글 돌아서 내려와야 하고. 그렇게 잔뜩 긴장하며 약 1시간 정도 내려오다 보면 왕상촌(王相村)을 거쳐 태항부락에 도착하게 된다. 전체 산행 소요시간은 약 3-4시간 정도.

◇교통수단

태항산을 가려면 정주나 석가장 등으로 들어가도 되지만 청주에서 가려면 북경으로 들어가는게 좋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청주공항-북경(수도공항)간 정기노선을 주 2회(수요일, 토요일) 운항하고 있어 편리하다. 이 노선을 이용한 관광상품도 나와 있다. 북경에서는 북경서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신향까지 가면 된다.

◇태항산 위치

태항산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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