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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기원 전 약 100년, 당시 로마의 정치가요, 법률가인 키케로는 '절약은 가장 큰 생산이다.'라 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짐짓 한 번 쯤 깊게 생각해볼 고언이다.

우리 고유정서로 전해오는 말에 '도둑질 빼고 다 배워야 한다.'고 했는데 필자는 도둑놈보다도 더 나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도둑이 가져간 물건은 지구상에 존재하나, 부수고 헐어버리거나 방화로 태워버린 경우는 아예 지구상에서 없어져 버리니, 이는 도둑질보다도 더 나쁘잖나?

충주중학교 강당의 운명이 자못 궁금해진다.

필자는 충주중학교가 모교이고 정년퇴임도 그곳에서 맞았다. 남다른 인연이고 그만큼 애착심도 크다. 따라서 필자의 퇴임 때부터 거론돼온 강당 철거문제에 7년 간 반대 목소리와 더불어 보존 책을 갈구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루를 방치한 채 그냥 방관상태로 있기에 며칠 전 동문회장 측근에게 재차 개초부터 할 것을 건의하는 참이었는데 어느 지인의 전언은 청천벽력과 같은 답변이었다. 다음 달 철거할 작정이란다. 결국 질질 끌다보면 기억이 희미해질 것을 얍삽하게 술수로 삼아온 것은 아닌지 싶어 불쾌하기까지 하다.

6년 전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건의하자 교육감으로부터 철거 안을 재검토해 살리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전언도 받았었다. 뿐만 아니라 신축강당 준공식석상에서 교육감의 분명한 의지도 있었단다. 그러기에 사실상 방대한 업무와 부족한 예산문제라 생각하며 무던 기다려왔는데 결국은 모면책이었나? 과욕인지 모르나 교육감께 사신 건의도 했던바 최소한 교단 선배로 대접한다면 가부 간 답변통보 정도는 있겠지 싶었기에 섭섭함이 더욱 크다.

'06년 쯤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지자체에 '근대 유물유적 보호책'이 시달되었다. 지자체에 등록하면 보존비를 지급해 주기로 한 정책이 있었으나 현재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 크다.

충주 소재 학교건물 중 70년 연륜을 지닌 유일한 건물이 충주중 강당이다. 3만 여 충주중 졸업생들의 추억에 생생하게 기억되는 역사적 건물이다. 특히 세계적 인물 반 기 문 유엔사무총장의 학창시절 손때가 묻어있는 유일한 건물이기도 하다. 필자가 충주중 재임 때, 당시 반 기 문 외무부장관의 모교방문 시, 선후배 관계로 만나 강당을 돌아보며 추억담을 나누기도 했다. 새 강당을 지으면 구 강당은 학교 역사관으로 조성하겠다고…

작금에 반 총장의 연고를 내세우며 기념관을 짓고 관련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에 투입되는 예산도 적잖을 것이다. 굳이 엄청난 예산을 무릅쓰고 새로 짓고, 새로운 행사만을 떠버려야 할 이유는 뭔가?

학교는 공공장소다. 시민의 것이오, 전 국민의 것이다. 세계적 인물의 손때가 묻어있는 발자취를 손질해 우리 모두의 정신적인 장으로 조성하는 일이 더 뜻 깊고 의미가 크지 않은가?

현 건물 철거비용만으로도 당장 우루방지를 위한 개초가 가능하다. 필자가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신소재 칼라강판으로 개초할 때 소요비용은 2천만 원이 채 안 됐다. 더군다나 아스팔트소재가 다시 나왔다는데 그 비용은 강판에 비해 절반이면 된다고 한다.

역사적인 건물을 보존하고 그곳을 반 유엔사무총장의 발자취를 알리는 역사관으로 조성한다면 더 없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뿐더러 예산절감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상당할 것이 자명하다.

반 총장의 발언 중에 중학교 때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이 나온다. '머리는 구름 위에 두고 발은 땅을 밟되 층계는 한 층씩 올라라.' 필자의 기억에도 생생하다. 당시 김 현 옥 교장선생님께서 조회 때 하신 훈화말씀이다. 이토록 학생들은 견문을 통해 일생이 좌우되는 게 교육의 힘이듯, 반 총장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역사관으로 조성해 많은 후학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삼기를 교단을 물러난 민초가 재삼 간곡히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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