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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오래전 함께 근무하던 어느 영어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 "P.R.이 뭐라고 생각하시오?"

질문에 곧이곧대로 응답하려고 끙끙대니까, 그 선생님 왈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 것'이라 해서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의미심장한 말이나 너무 내실이 없다면 아무도 두 번 속아주지는 않는다.

6·25사변이 발발한 지 올해로 62주년이 됐다. 분명한 건 필자는 6·25사변으로 배웠고 들어왔는데 언론마다 뜬금없이 '6·25전쟁'으로 호칭하고 있다. 사변(事變)의 사전적 의미 중에는 '선전포고도 없이 무력을 쓰는 일'로 적고 있다. 즉, 북한괴뢰들이 남침했음을 분명하게 하는 말이 된다. 가뜩이나 북침이란 해괴한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인데 북침인지 남침인지 헷갈리게 호칭마저 뒤 바꿈질을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몸소 그 참변을 직접 겪으신 분들은 지금 하나둘 줄어들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충주문화사랑 회'에서 '6·25사변의 참상'에 대한 문집을 내기로 했다. 회원 거개가 고희를 넘긴 분들로 모든 분들이 성심을 다해 글을 내주셔서 자그마한 문집 한 권을 낼 수 있었다.

근 2개월에 걸쳐 완성한 소책자가 완성되자 회원들 모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해했다. 편집일체를 맡았던 필자는 책자가 더욱 돋보이게 하고자 충주시청을 방문했다. 우리고장의 시장님 축하 글을 싣고자 함에서다. 방문자들은 회장님을 비롯한 세 분 모두 고희를 넘긴 분들이었다.

시장실이 민원실 곁에 있었다. 언젠가 들었던 기억이 났다. 시민들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시장님의 결단이었다고 했다. 좋은 인상을 갖고 시장실을 들어섰다. 비좁은 방에 책상 몇 개가 빼곡하다. 젊은 남자직원 한 분이 집무를 하다가 일어선다. 방문자로서 자초지종을 말하자 '네'란 짧은 답이 고작이다. 빈 의자도 고작 둘 밖에 없다. 결국 세 사람이라 앉을 수도 없었지만 우리 일행을 맞는 젊은 직원은 빈 인사치레마저도 없다. 내방객들에게 차 한 잔 권하는 건 일반화된 현실인데 그런 말 대접조차 없으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방문객이 많아서 아예 그런 건 생략 해버리나 보다 싶어 준비해간 자료를 제시한 후 방문한 목적만 말하고 서둘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가부간 협조를 재차 당부하며 연락을 바란다고 명함도 내놓았다. 수인사 때 명함을 주면 최소한 예의상이라도 자신의 명함을 답례로 주는 게 보통인데 그마저도 없었다. 한 마디로 푸대접을 받은 셈이다.

돌아와 소책자 발간을 위해 노심초사 당부했던 10여 일 간을 학수고대 하며 기다렸으나 끝내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 서운함이 앞서다보니 속이 편치 않다. 시장실을 방문했을 때 그 젊은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이 더듬어진다. 그의 말은 '네'란 말 네 번이 고작이었다. '네'란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조차 없다.

현 시장이 임기를 시작하고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이를테면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비싼 감시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오던 도로변 정차 및 주차에 관해서도 시민 편리위주로 많이 달라졌는가 하면 방대한 충주시 읍면지역까지 차량을 이용한 행정을 펴고 있다는 점은 이미 시민들에게 좋은 면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정을 시장 혼자로는 될 수 없다. 시장의 수족과 같은 직원들 모두가 한 뜻으로 일해야 한다. 더군다나 시장의 높은 뜻으로 시장실까지 개방하고자 소탈하게 민원실 곁방살이 같은 조치가, 모처럼 방문한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 해서야 무슨 소용인가? 방문자에게 홀대받은 느낌이나 서운케 한 결과가 된다면 이야말로 말로만 끝나는 헛구호가 돼버릴 수 있겠다. 시장은 임기가 끝나면 그만이지만 공무원은 철 밥통이라 고자세라면, 시장을 비롯한 시 직원도 우리시민 모두에게도 불행만 양산할 뿐 아니겠는가?

어느 누구라도 쓴 소릴 좋아할 리 만무다. 충주시를 아끼자는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보듬어 가자는 직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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