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4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2.27 15:47: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로스쿨 출범 만3년. 제1회 변호사시험이 종료됐다. 제4기생 입학도 코앞이다. 사법시험 정원은 500명으로 줄어들었다. 내년에는 300명으로 대폭 준다. 법조인력 양성 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도입된 로스쿨에 대한 평가는 아직 좋지 않다. 로스쿨로서는 지난 3년을 되짚어보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할 때다. 내·외적 비판과 조언도 곱씹어야 할 때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

법조계가 위기다. 밥그릇의 위기고, 신뢰의 위기다. 변호사들의 불평은 위험수위다. 수가 늘어나 그렇다고 한다. 판검사의 전문성도 의심받는다. 지난 몇 년간 법조계에서 일어난 일들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위기의 심화가 우려된다. 지난 달 끝난 제1회 변호사시험이 신호탄이다. 경쟁률은 운전면허시험보다 낮은 1.13 대 1이었다. 시험 통과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합격자 수가 1천500명이다. 모두에게 변호사 자격이 부여된다. 사법연수원 졸업 예정자도 1천30명이다. 2천명이 넘는 법조인이 한꺼번에 배출되는 셈이다.

그러나 법조인 수가 많아진 게 모두에게 행복하지는 않다. 이해당사자인 법조계 사람들을 빼고도 그렇다. 지난 주 열린 충북대 로스쿨 졸업식장 풍경은 이런 상황을 잘 웅변하고 있다.

충북대 로스쿨 졸업식장은 한 마디로 '우울모드'였다. 졸업생 중 검사 임용시험에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지역 중소형 로펌에서조차 손짓이 없다. 인근 지역 충남대와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물론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최종합격여부는 4월 중 최종 결정난다. 하지만 충북대 로스쿨 졸업생들에겐 기대했던 대형로펌 우선 선발의 행운도 지역의 중·소형 로펌의 손짓도 느낄 수 없다. 즐거워야 할 졸업식이 우울모드로 급전환한 이유다.

지방 로스쿨 졸업생들은 지금 갈 곳을 잃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친구의 아들도 충북대 로스쿨 졸업생이다. 변호사 시험도 잘 치렀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법조인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차라리 다른 곳에 취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왜 그럴까. 앞서 말했듯이 기회가 없어서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개설할 순 있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 없이 사무실을 내는 것은 무리다. 판검사 경험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형 로펌 등에서 2~3년간 실무경험은 필수코스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법조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래서 언뜻 친구 아들의 법조인 포기 이유를 이해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진짜 이유를 아니 슬펐다. 지방 로스쿨 졸업생들은 지금 갈 곳이 없다.

로스쿨을 졸업하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 이는 '초고등실업자' 전락을 의미한다. 친구 아들의 판단은 초등실업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충북대 로스쿨 1기 졸업식장 분위기는 이 같은 갈 곳 없는 지방 로스쿨 출신들의 현주소를 여실히 반영했다. 물론 1기 로스쿨 졸업생들이 한꺼번에 1천500명씩 쏟아져 나온 게 가장 큰 이유다.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역 대학에 대한 홀대는 어쩐지 씁쓸하다.

법률 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대형 로펌의 국내 상륙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제 해마다 적게는 수 백 명, 많게는 1천명 가까운 예비 법조인들이 갈 곳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원한 건 변호사 시험 합격이 아니다. 검사 임용이나 대형로펌 스카우트 등이다. 한 명도 갈 수 없다면 굳이 로스쿨을 어렵게 다닐 이유가 없다. 대책이 절실하다.

***여전한 열등생 취급

국민들은 보다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길 원하다. 그리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그러면서도 실력을 갖춘 변호사를 소망한다. 원하는 법률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해 주는 법조인들을 새롭게 열망한다.

로스쿨은 이미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숱한 혼란 속에서도 법학사 출신 고시생들의 진학률이 늘어나는 게 방증이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로 출범한 로스쿨은 아직 확고하지 않다. 따라서 로스쿨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전환은 분명 필요하다.

지역 로스쿨 졸업생들의 열등생 추락은 사회적 모순이다. 지역 로스쿨 졸업생들도 똑같은 시험 합격자다. 지방에 따라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보다 후진적일 수 없다. 따라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형국은 개선돼야 맞다. 제도적으로도 안 되면 지방 로스쿨은 계속 '똥통 대학'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