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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환

한전 충북본부 홍보실장

1초에 29킬로미터의 속도로 여행하는 지구가 드디어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 지구상에 또 하나의 일 년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새해는 지구가 새로이 태양을 공전하는 시작점이다. 그 태양을 바라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먼 해맞이 길을 다녀오고 마을 뒷산에라도 올랐다.

지구상에 인간이 태어난 지 2천만년이 흘렀고, 현재의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10만년 전에 출현한 이후 '시간'이란 것도 항상 사람들의 인식의 대상이 되어왔다.

시간은 늘 인류의 관심사였고 시간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일은 삶과 죽음,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왔다. 이후 중국과 이집트에서 달력이 생겨났으며 우린 시간을 알아가야만 했다.

우리는 매순간 시간 속에 살면서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다. 고래로 많은 철학자들이 '시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으나 어떤 철학자나 과학자도 아직까지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질 못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시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였다. '크로노스'는 양(量)의 관점에서 본 흘러가는 시간이다. 태양이 뜨고 지면서 결정되는 시간이며,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함으로써 낮과 밤, 봄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되는 시간이다. 생물학적으로 동식물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시간이다. 이 속에서 인간 또한 웃고 울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번민하고 사랑하고 노동하며 살아간다.

'카이로스'는 질(質)의 관점에서 본 의미 있는 시간이다. 시간은 비록 흘러가는 것이지만, 시간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때에 이 의미 있는 시간을 '카이로스'라 했다. 카이로스는 결정적 찰나의 '시각'이다. 즉 놓치면 다시 붙잡을 수 없는 기회의 시간을 일컬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토리노 박물관에 있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 석상아래 그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설명하는 글귀가 있다고 한다. '내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려있는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내 이름은 카이로스, 바로 기회이다'

시간의 상징에 대해 가장 함축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한 글로 시인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란 유명한 시도 빠뜨릴 수 없으리라.

"나는 공중을 향해 화살을 쏘았으나 화살은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재빨리도 날아가는 화살의 그 자취, 그 누가 빠름을 뒤따를 수 있으랴.

나는 공중을 향해 노래를 불렀으나 노래는 땅에 떨어져 간 곳이 없었다. 그 누가 날카롭고 강한 눈이 있어 날아가는 그 노래를 따를 것이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참나무 밑동에 그 화살은 성한 채 꽂혀 있었고, 그 노래는 처음부터 끝 구절까지 친구의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시간은 인간의 육체 속에 깃든 생물학적 리듬에 묻혀 순환한다. 사람의 몸과 삶이야말로 시간의 진정한 기원과 과정이다. 한 개인의 죽음을 통해 그의 시간이 끝나지만 그 개별자의 종말은 역사와 흔적으로 부활하여 끝없이 유예되고 기억으로 환원되어 호출되어진다.

이제 새로운 일 년이라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하루의 밤낮, 일 년의 순환은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크로노스이다. 활짝 핀 꽃과 향기로운 열매의 비밀이 한 알의 씨앗에 이미 잉태되어 있듯이, 지금 내가 무심코 쏘아올린 화살이 먼 후일에 나의 의미 있는 흔적과 역사의 주제가 되는 카이로스가 되기를, 올 한해의 시간들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의미 있게 남을 수 있는 뜨겁고 아름다운 노래가 되기를 마음속에 새겨가는 '새해, 오늘, 지금'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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