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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출신' 이준배 ㈜준텍 대표 인터뷰

"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 됐으면…"
日 기업과 기술협약 등 회사 성장 견인

  • 웹출고시간2011.09.13 18:34: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한민국이 근대화되는데는 기술인들의 힘이 컸습니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기술인이 존경받는 사회풍토가 조성되길 바랍니다."

특성화고 출신, 기능경기대회 메달리스트라는 남다른 이력을 갖고 한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주)준텍 이준배(42·사진)대표의 일성이다.

지난 1988년 이 대표는 대전에서 열린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기계·제도 부문 은메달을 수상했다.

원래 계획은 이듬해 금메달을 목표로 했었지만, 기대주의 아쉬운 탈락으로 얻어진 결과였다.

세계 올림픽 대회는 금메달리스트만이 출전할 수 있었다.

은메달을 따낸 이 대표는 '전국대회 메달리스트는 대회 출전을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더 이상 전국대회에 못나가게 됐다.

이 대표는 결국 올림픽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금메달리스트는 세계 대회 금메달을 당연
히 획득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습니다."

기능인을 육성하자는 고 박정희대통령의 근대화 노력 덕분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휘호를 직접 써 전국 기계공고에 조형물을 세울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그만큼 기술인이 대접받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당시에는 있었다는 말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각 기업들은 기능대회를 출전시킬 선수단을 선출했습니다. 대회 메달 획득은 회사의 명예를 높이는 일이었으니까요."

그 결과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사의 유래를 찾기 어려운 고속 성장을 이뤄냈고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기업에서 특성화고 출신을 채용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이 대표에게 물었다.

"기능인력 출신들이 기업마다 현장에서 우대받으며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후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레 이들이 집행부를 맡게 됐습니다."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이 노조 핵심 간부로서 포진, 기업들이 이들을 점차 기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노조로 인한 고임금 구조가 되면서 기업마다 자동화시스템으로 변경하기 시작해 고용시장의 변화가 시작돼 자리를 잃게됐다.

여기에다 김영삼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이 우후죽순 설립돼 저임금 대졸 사원 채용이 가능해지자 특성화고 출신이 대학 진학으로 발을 돌렸다.

이렇게 점차 기술인들의 꿈이 사그라들면서 특성화고의 위상은 날개를 잃은듯 추락하기만 했다.

"현재 특성화고는 기능인 양성의 사관학교인데도 사회 분위기는 대졸자 중심으로 흘렀습니다. 다들 대학만 바라보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이 대표는 "한국현대사를 회고해 볼 때 국가 성장의 주역인 베이비부머는 25%만 대학을 진학했다"고 했다.

나머지 75%는 기술인, 즉 한국 성장의 뿌리는 기술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이 대표는 기술인만을 우대해 달라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삼성을 예로 들면 지난 1987년 이전 이병철시대는 기술인 중심이었고 그 후 이건희시대는 글로벌 전문인력 중심, 유학파시대였습니다."

시대별 국가 성장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제 한국이 선진국의 앞열에 서기 위해서는 나무로 비유한다면 뿌리는 기술인, 줄기는 지식인, 열매는 글로벌 성장을 하는 구조를 가져야만 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기술인과 지식인의 조화를 통해 국가 발전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에서도 수년전부터 이 부분을 인정하고 특성화고를 비롯 고졸자들의 사회 속 인정 체계를 노력 중입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소신은 정부의 특성화고 정책 자문을 맡게 했다.

덕분에 일상은 매우 분주해졌다. 그런 그지만 그렇다고 회사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

골프 자동화 시설로 유명한 준텍은 판금과 플라스틱 사출 시스템을 모두 갖춘 하드웨어 전문기업이다.

이미 일본 기업과 기술 협약을 맺고 굴지의 대기업에도 제품을 제공하는 등 급성장 중에 있다.

회사 직원들은 특성화고 출신의 기술력 있는 인재들로 채워져 있다.

협력사들도 파격적인 조건으로 회사에 입주시키며 '자체 클러스터'를 완성시켰다.

'이화위존(以和爲尊)'이라는 사훈은 그의 경영 철학이 사람 중심임을 일러준다.

"기술인이 중심에 있는 기업은 미래가 밝다는 것을 직접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기업의 성장이 국가 경쟁력에 큰 힘을 보태주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부탁의 말을 전했다.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를 지녔습니다. 우리 민족이 서로 격려하며 응집력을 갖고 나간다면 분명 세계를 움직이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특성화고의 새로운 목표와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인은 '조국 선진화의 기수'라는 목표입니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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