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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6.16 11:19: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간신(姦臣)은 공통적으로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또 국법상의 기능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왜곡하거나 변형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유자광, 임사홍, 이이첨, 윤원형, 홍국영 등에서 이런 모습이 발견된다. 이이첨(李爾瞻·1560~1623)은 선조~광해군 연간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가 관료시절 초기부터 간신의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그는 효자였고, 그 때문에 현감재직중 관찰사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상인(喪人) 전 평강 현감 이이첨은 천성이 효우(孝友)하고 제행이 고결하여 어려서부터 부모를 섬김에 애경이 지극하였다. 임오·계미년 사이에 그의 아버지와 계조모가 서로 잇달아 죽었는데 여막에 거처하면서 지나치게 슬퍼한 나머지 거의 멸성(滅性)할 지경에 이르렀고…"-<선조실록>

왜군이 한반도를 유린하면서 조선 역대 왕의 영정은 모두 불탔다. 그러나 태조와 세조의 영정은 홍여율(洪汝栗)과 이이첨의 결사적인 보존노력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작은 노력이 아닌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이첨은 광릉 참봉으로서 봉선전의 영정을 받든 것으로 조정의 명령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이첨이 변란 처음부터 피난할 생각을 하지 않고(…) 또 이번에 적의 불길 속에서 영정을 받들어 내왔으므로 사람들이 다 의롭게 여겼다.'-<선조실록>

선조실록은 이에 대해 '상(선조지칭)이 백관을 거느리고 5리쯤 나와서 지영(祗迎)하였다'고 쓰고 있다. 이이첨은 이때부터 기호지세의 모습으로 권력의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 광해군의 옹립을 주장하다 선조의 미움을 받아 갑산으로 유배된 것은 권력 사유화의 마지막 진통이었다.

'정언 구혜가 내계하기를, (…) 양궁을 이간시키고 사림에게 화를 전가시킨 그들의 죄를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참판 정인홍, 전사인 이경전, 전정랑 이이첨을 아울러 우선 멀리 귀양을 보내어 국시(國是)를 정하고 인심을 진정시키소서"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선조실록>

이이첨의 유배기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선조가 죽고 광해군이 등극하면서 그는 화려하게 복귀했고, 마침내 국가권력의 꼭지점에 섰다. 이이첨은 2인자 위치에 오른 후 선조손자 진릉군, 영창대군, 김제남 등을 사사했고,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시켰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등 이른바 언론 3사는 부정부패나 월권을 막는 것이 주임무이다. 그러나 이이첨은 이 3사를 이용, 관리들의 비리를 고발한답시고 상대 정파의 잘못을 캐거나 과장·날조하는 등 정치 무기로 활용했다.

한명회가 무(武)의 국가기능을 독점하고 사유화했다면, 이이첨은 문(文)의 기능을 농단했다는 후대 역사가들의 평가는 그래서 따라붙고 있다.

이이첨은 1623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실각하자 가족을 이끌고 영남지방으로 도망가던 중 이천의 이보현(利甫峴)을 넘다가 관군에게 잡혀 참형을 당했다. 아들 원엽(元燁)·홍엽(弘燁)·대엽(大燁) 등 삼형제도 함께 처형됐다.

선조실록은 그의 최후를 '이첨 등은 원수진 사람들이 많았으므로 그들이 참형을 당하자 도성 사람들이 그의 시체를 난도질하여 시체가 온전한 데가 없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우리고장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 동리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묘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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