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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트라우마' 강타

"자식 같은 소를 어떻게 죽여"
농민·방역 공무원 정신적 충격 '이중고'

  • 웹출고시간2010.12.28 19:55: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가축 피해가 전부는 아니었다. 발생 한 달된 구제역은 농민들과 방역관련 공무원들의 가슴까지 피멍들게 했다.

이들은 사실상 집단 학살되는 살처분 작업을 보면서 심각한 '트라우마(충격적 경험 뒤 오는 정신적 후유증)'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살아있는 소·돼지의 목숨을 끊고 파묻는 '살처분 작업'에 참가한 수의사나 공무원들이 겪는 정신적 충격은 상당하다. 식욕감퇴나 불면증, 두통은 기본적으로 동반된다.

한 공무원은 "눈물을 흘리는 소를 봐라.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런 공무원보다 더 힘들어 하는 사람은 축산농민들이다. 평생 자식처럼 키워온 가축들을 통째로 파묻어야 하는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28일 충주에서도 살처분 작업이 이뤄졌다.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앙성면 저전마을 농가의 한우 258마리를 매장했다.

이를 지켜본 한 농민은 "이게 말이나 되는 겨? 왜 멀쩡한 소까지 파묻고 난리여"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농민은 "이제 시작이겠지. 이번엔 얼마나 죽이려나…"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주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신니면 용원리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소, 돼지, 사슴 등 우제류 1만1천536마리를 땅 속에 묻었다.

방역관련 공무원들도 죽을 맛이다. 벌써 한 달 째 강행군이다. 끼니를 거르거나 새우잠을 청하는 것은 다반사다. 집에 가지 못하는 날도 많다.

피로누적으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다. 이달 초 안동시의 한 공무원이 연일 이어진 밤샘 근무의 피로를 이기지 못해 숨졌고, 파주시 한 직원이 소독기계 점검 중 손가락을 잃었다.

한 공무원은 "지난 4월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며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축산농민들이 받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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