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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 구제역 덮친 충주지역 가축사육농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망연자실

  • 웹출고시간2010.04.26 19:23: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0년전에도 당했는데 이번에 또 이런일을 당하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26일 충주지역에서 대표적인 축산마을인 신니면 마수리 마을을 들어서자 마을 전체가 깊은 시름에 잠겨있었다. 10년전인 지난 2000년4월 자식같이 애지중지 길러온 젖소를 울며 땅에 묻었던 경험이 있는 고모(61,신니면 마수리)는 거의 울상이었다. 지난 25일 또다시 젖소 120마리를 땅에 묻고 "원통하고 분한 마음에 잠도 안오고 밥도 안먹힌다"며 하늘만 원망했다.

고씨는 10년전에 이어 또 다시 자식같은 소를 땅에 묻는 현실을 믿을 수 없어서다. 35년전 낙농을 시작해 10년전 구제역으로 살처분을 당해 자식들과 함께 살아오느라 숱한 고생을 한 끝에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또다시 이런일을 겪게 돼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고씨는 "젖소는 새끼를 입식해 2년을 키워야 착유가 가능하고 수익을 낼려면 10년이란 세월이 소요돼 한우에 비해 투자가 3배나 많이 드는데, 보상이나 입식자금이 더 적다니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25일 살처분된 신니면 마수리 박모씨의 농장.

또 지난 25일 방역당국에 의해 사육중인 젖소 72마리, 육우26마리, 한우13마리 등 111마리를 살처분 당한 박모씨(60·신니면 마수리)도 텅빈 가축우리를 쳐다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박씨는 10년전에 이어 또다시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들을 땅에 묻은 현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울음섞인 목소리로 "왜 이런일이 일어났느냐. 축산농민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한탄했다.

한우 105마리를 살처분한 하모씨(60·신니면 마수리)도 10년전에 똑같은 일을 당한 축산인.하씨의 가축우리는 텅비어있고, 집 대문은 굳게 닫혀있는 실정으로 고통의 늪을 짐작할 수있다.

25일 한우 21마리를 살처분 당한 신니면 마수리 신석마을 박모씨(68)씨도 10년 전에 이어 또다시 자식 같은 소를 마을 한 귀퉁이에 묻었다.

박씨는 지난 2000년 4월 동네 주민이 기르던 한우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자신의 소 8마리를 축사 근처에 묻었다. 이번에는 인근 신니면 용원리에서 발생한 돼지 구제역 때문에 반경 3km 위험지역에 속했다고 또 한 번 살처분을 받았다.

박씨는 2002년에 마리당 300만원의 입식지원금을 받고 한우 사육을 재개했다.복숭아와 사과, 벼농사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사료 값이 만만치 않고 축사도 다시 짓느라 빚이 불어났지만, 소를 늘리는 재미에 힘든 줄 몰랐다고 한다.이제 본격적으로 새끼를 치고 빚을 갚아 나가야 할 시기에 난데없는 구제역이 또 터져 억장이 무너진 것이다.

신니면 용원리에서 한우사육을 하는 한모씨(51,여)도 3년간 정성들여 기른 11마리의 한우를 지난 24일 땅에 묻었다.

때 아닌 날벼락을 맞은 신니면 가축사육 농민들은 어디다 하소연 할길 없는 답답함에 한숨과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 안타깝기 그지 없어 보였다.

충주/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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