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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또 날벼락… 축산농가 한맺힌 절규

추갓 뒤편 사능로 막혀 감염경로 미궁
방역당국 진출입 통제… 주민 당혹감

  • 웹출고시간2010.04.22 20:30: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0년전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고생했는데, 난데없이 우리 지역에서 또 구제역이 발생했다니...”

지난 21일 오후3시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이용마을 이모씨(47)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증세를 신고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벌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2일오전 검사 대상 돼지 10마리에 대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내렸다.

22일 오전9시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일대 주민들은 당혹감과 불안감에 어찌 하지 못했다.

신니면은 지난 2000년 4월에도 신니면 마수리에서 한우 6마리에 구제역이 발생, 한우와 염소등 131마리를 살처분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정부가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시킨 가운데 22일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충주시 직원 등이 살처분 준비를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이날 아침 신니면사무소는 전직원들이 어수선한 마음으로 방역활동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고 몇몇 직원들만 전화받으랴 보고서 만들랴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무거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곧바로 구제역 감염농가가 있는 신니면 용원리 이용마을 입구에는 이날 아침 일찍 이동통제초소가 긴급 설치됐다.

충북도위생연구소와 충주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직원 20여명이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고 바삐 생석회를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1t 소독 차량의 대형 분사기에서도 끊임없이 소독액이 뿌려져 나왔고 주변 일대는 소독약 냄새가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진동했다.

직원들은 차량 소독 탱크에서 뽑아낸 호스로 오고 가는 주민들의 차량을 바퀴부터 꼭대기까지 꼼꼼하게 소독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선 침묵이 흘렀고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해당 농장 인근 주민들은 구제역 확산에 당혹스러워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최모(49) 씨는 “우리 마을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돼 나와 봤다”며 “김포와 포천에서만 나오다가 이제 충주까지 왔으니 충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주민 서모(67.여) 씨도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산으로 둘러쌓이고 골짜기에 있는 곳”이라며 “다른 축산 농가에도 이미 퍼진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바로 옆에서 돼지 1천800마리를 사육하는 ㅎ농장 김모(40)씨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축사 뒤편이 산으로 막혀 있고 외부인의 출입도 전혀 없었는데 어떻게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이씨의 축사는 실제 뒤편이 산으로 막혀 있고 앞쪽도 논으로 마을과 많이 떨어져 있는데다 32번 국도에서 외딴 길로 700m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22일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가운데 인근도로에서 이동차량들에 대한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충주 축산농민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충주시 한우협회 김문홍 씨는 “외딴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 어디로 번질지 몰라 뭐라 말할 수 없다”며 “그동안 축산농가들은 포천 등 수도권에서 구제역이 들어오면 다 망한다는 심정으로 외출도 자제하고 소와 돼지만 살피며 소독을 철저히 해왔는데 정말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충주가축 시장이 폐쇄되고 이번만 잘 넘기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충주지역의 축산농민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며 “우리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앞으로 출하는 물론 축산 농가들의 근심이 더욱 커질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용원리에서 3㎞ 떨어진 마수리에서 젖소 77마리를 키우는 박모(60)씨는 “아침 뉴스에 옆 마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하다”면서 “우리 마을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뿐, 방역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육가공 업체 대표 박모씨(44)는 “구제역 확산 조짐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은 돼지고기 소비량이 서너배는 많아 여름 한철 장사로 1년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자칫 한철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실제로 충북도는 이날 구제역이 발생한 충주시에 있는 도축장 3곳 중 1곳을 폐쇄조치했다.

대량 출하를 앞뒀던 축산농가의 당혹감은 더욱 크다. 돼지농장을 하는 김모씨(40)는 “이번주 중에 납품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지킬 수 없게 됐다”며 “납품은 고사하고 방역작업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축산농가와 업계 뿐만 아니라 구제역 발생 지역 농가의 피해도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진입로 등을 모두 폐쇄한 탓에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은 농민들이 일손을 놓고 있다.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 인근에 과수원을 운영 중인 이모씨(68)는 이날 과수원에 들어가려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들어가면서 소독을 하고 나올 때 다시 소독을 하고 나오겠다”며 출입허용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관계자들의 완강한 태도에 결국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충주의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 인근에는 과수원과 야채농장 등 농경지가 적지 않아 주변 농민들의 피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보름 간 이 일대의 진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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