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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2.04 18:21: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피아노 친다'는 말은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미터기를 조작한다는 은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승객이 타거나 어수룩해 보이는 사람들이 시외행을 요구할 때 '피아노를 치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취재 결과, 택시미터기를 조작해 승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일은 너무도 간단했다. 승객이 안보는 사이, 또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사이 버튼 두 개를 더 누르는 것만으로 요금은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다.

시외를 넘나드는 승객은 두 눈을 멀쩡히 뜨고도 기사의 "시외니까 그래요"라는 한마디에 44%나 가산된 요금을 순순히 내기 일쑤다.

이들이 누르는 버튼은 '할증'과 '복합'이라고 쓰인 버튼이다.

규정에 따르면 '할증'버튼은 정해진 시간대에만, '복합'버튼은 시 경계를 넘어가면서 눌러야 한다. 그러나 할증 및 복합표시는 미터기 구석에 작게 나타날 뿐 소리 등 다른 경고표시가 없어 때문에 승객이 이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야간에 술에 취해 택시를 타는 경우라면 더욱 알아보기 힘들다.

한 택시기사의 "피아노 쳐서 9만원 나왔기에 5천원 깎아주니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가더라"는 말을 듣고 이들의 심각한 부도덕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택시기사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법도 알고 있었다. 전국모범운전자충북연합회 한 관계자는 "택시 미터기를 영수증이 발급되는 기종으로 바꾸고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한다면 이 같은 일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영수증에는 승객이 택시에 타고 내린 시각과 택시기사의 연락처, 차량 번호 같은 정보까지 모두 표기된다. 바가지요금이 청구됐을 경우 이 영수증을 근거로 군청이나 시청에 신고한다면 해당 택시기사는 2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법인택시가 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수증 발급 기능이 있는 미터기가 일반 미터기보다 10만원가량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이 지불한 내역에 대해 영수증을 발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절차다. 현행법에 따르면 일반사업자는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영수증을 발급할 의무가 있다.

이미 서울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모든 택시에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미터기를 설치하고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 하고 있다.

청주에서 영수증 미터기를 사용하는 한 택시기사는 "승객이 요금을 내면서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경우는 하루에 한두건이 고작이다"고 말해 시민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현재 충북지방경찰청에서는 택시운전자들의 바가지요금 씌우기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 있다. 이제 누군가는 피의자가 되고 누군가는 피해자가 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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