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빈 상가 주택전환 3만3천호 내걸었지만 실제 매입은 '제로'

LH, 접수연장까지 했지만 올해 2천호 목표 매입약정 신청 3건 그쳐
과거 비주택 리모델링도 4만1천호 목표...실제 공급 1천291호 불과
엄, "사업성·전환 검토 없이 공급 숫자 내세운 보여주기식 대책"

2026.09.15 17:09:58

[충북일보] 정부가 빈 상가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시설을 주택으로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3만3천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실제 매입 실적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올해 2천호 공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사업은 9월 현재까지 실제 매입으로 이어진 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 빈 상가·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전환해 올해 2천호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5월에는 공급계획을 확대해 2026~2027년 1만5천호, 2030년까지 3만3천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참여 실적은 정부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간 소유자가 비주택을 주거시설로 개조한 뒤 LH가 매입하는 매입약정 방식의 경우 지난 9월9일까지 접수된 신청은 서울 2건, 경기 1건 등 총 3건, 660호 규모에 불과했다.

신청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LH는 접수기간도 이달 30일까지 추가 연장한 상태다.

LH가 건물을 직접 매입한 뒤 리모델링하는 직접시행 방식 역시 17건이 접수됐지만 현재까지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일 뿐 실제 매입 대상으로 확정된 건물은 없다.

엄 의원실은 LH는 향후 매입심의 물량과 실제 매입 예정 물량은 물론 설계·시공 발주계획, 시공업체 선정방식, 공사 발주단위 등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는 단순히 사업 신청이 저조한 데 그치지 않고 사업 구조 자체에도 상당한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 층의 10개 호실이 각각 다른 소유자에게 분양돼 있을 경우 일부 소유자가 매각을 거부하거나 가격 협의에 실패하면 해당 층 전체를 사업 대상으로 확보하는 것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

건물을 확보한 이후에도 각종 건축기준을 새롭게 충족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엄 의원은 "주택 공급대책은 발표할 때 제시하는 숫자가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는 물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정부가 해당 건물들이 실제 주택으로 전환 가능한지,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리모델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보다 3만3천호라는 공급 숫자부터 앞세운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도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이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가 실제 공급이 크게 미달한 전례가 있다"며 "정부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사업성과 전환 가능성, 민간 참여 수요를 전면 재점검하고 실현 가능한 공급계획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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