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경찰의 공권력 해이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강 해이, 수사 지연, 권한 집중으로 인한 신뢰 저하가 대표적이다. 제주경찰의 실종 사건 허위 종결은 기강해이의 극치였다. 광주경찰의 살인사건 부실 대응 파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경찰에 대한 허점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할 시점이다. 160만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개인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은폐 관행까지 뿌리 뽑아야 한다.
경찰은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조직이다. 범죄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신고자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다. 한 마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그런 경찰의 조직력이 무너지고 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이 나섰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와 치안 과정의 무책임 문제를 지적했다. 국무총리실에 경찰 개혁기구에 대한 구상을 주문했다.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한 개혁 방안 마련도 지시했다. 충북경찰청도 도내 치안 현장을 향한 고강도 검증에 돌입했다. 공권력의 핵심은 국민 신뢰다. 그런데 경찰은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렸다. 최근의 기강 해이는 결국 조직의 문제였다.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다. 일선 직원의 잘못만 문책해서 될 일이 아니다.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도 함께 커져야 한다. 조직의 책임도 다르지 않다. 경찰은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조직이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말단 직원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 지휘체계 내의 모든 사람이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관리 책임이 따라야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건 당연하다. 잘못했을 땐 누구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경찰은 정의로워야 한다. 경찰 권력은 정의에서 나와야 한다. 피해자가 있을 땐 사건을 축소하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억울한 사람이 찾아왔을 땐 선입견 없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의 억울함이 제대로 해소됐는지 살펴야 한다. 먼저 지휘 책임을 지금보다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현장 직원의 실수와 조직적인 관리 실패를 구분해야 한다. 반복되는 부실이나 은폐·축소가 잦다면 지휘라인의 책임까지 객관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래야 사건 하나하나를 자기 일처럼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궁극적으론 경찰 조직의 일신이다. 경찰관 개인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도 있어야 한다.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환경 속에선 좋은 경찰관이 되기 어렵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들이다. 합당한 처우는 기본이다. 더 나은 근무환경 제공과 함께 더 높은 책임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져야 한다. 지휘권한이 클수록 책임도 분명하게 져야 한다. 공권력이 클수록 국민의 통제와 감시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 경찰은 국민 위에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언제나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국가는 그걸 보장해야 한다. 경찰이 해야 할 일은 너무 명확하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권한이 집중돼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경찰청이 비위 경보까지 발령했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경찰의 공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힘이다. 그게 공권력의 원칙이다. 경찰이 존재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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