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수곡동 '홍가네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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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13:53:09

[충북일보] 닭발은 청주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메뉴다. 온라인 맛집 검색 플랫폼에서 '청주 닭발'로 검색되는 음식점만 300곳이 넘고, SNS에 청주 여행을 기록하면서 청주를 '닭발의 도시'라고 칭하고 닭발 도장 깨기에 나서는 관광객도 있을 만큼 이름난 집도 여럿이다.

그런데도 동네 곳곳, 머지않은 장소에서 닭발 전문점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닭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삼겹살이나 치킨이 모두 같지 않듯 닭발도 다 같은 맛이 아니다. 숯불 닭발, 국물 닭발, 무뼈닭발, 매운 닭발 등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매운맛의 정도에 따라서도 단골집이 나뉜다. 깍두기나 두부, 숙주, 떡볶이 등과 닭발과 어울리는 부재료로 유명한 곳도 있다.

홍향자 대표가 청주 수곡동에서 운영 중인 '홍가네닭발'도 뚜렷한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아파트 단지 앞에 자리 잡았지만 근처에서 오는 동네 손님보다 다른 동네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익숙한 공간이다. 홍 대표의 손맛을 본 이들은 '나만 알고 싶은 집'이라며 숨겨두고 싶다면서도 직원들, 어머니, 친구 등 각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세 번씩 찾아오기 일쑤다.
영업직으로 일했던 향자씨가 가게를 시작할 기회를 만났을 때 망설임 없이 닭발을 택한 것은 닭발과의 강렬한 첫 만남 때문이다. 직장 일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포장마차에서 처음 먹어본 닭발 맛에 눈이 번쩍 뜨였다. 매콤 달달한 익숙한 양념이 쫀득한 닭발과 만나 새로운 요리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귀찮다고 여길 정도로 자잘한 닭발 뼈를 발라내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비법을 배운 것도 아니지만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집에서 몇 차례 시도해 본 후 닭발은 어떤 음식보다 자신 있게 늘 해 먹는 음식이 됐다. 먹고 싶을 때면 커다란 대야로 한가득 닭발을 만들어 수시로 나눠 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먹어보는 사람마다 맛있다며 다음 닭발을 기다렸으니 평가도 미리 받아본 셈이다.

홍가네닭발은 집에서 해 먹던 방식 그대로다. 신선한 닭발에 단 두 가지 재료만 더해 삶는다. 닭발을 제대로 삶는 것이 요리의 시작이자 잡내 없이 깔끔한 비법 전부다. 뜯어먹을수록 고소한 살맛이 마지막 한입까지 깨끗이 비울 수 있는 맛의 근본이다.
질기거나 너무 퍼지지 않도록 적정 시간 삶아 식힌 닭발에 고춧가루, 마늘, 강황 가루 등이 들어간 양념을 발라 저온 숙성시킨다. 빨갛게 묻혀둔 양념이 닭발 속으로 배어들며 쫄깃한 감칠맛이 완성된다. 끓인다기보다는 볶는 것에 가까운 조리법은 양념이 착 달라붙도록 코팅하는 역할이다. 떡볶이 떡과 파 등 간소한 재료와 함께 빠르게 볶아낸 닭발은 맞춤형 주문도 가능하다. 국물이 많게 해달라던가 매운맛을 강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손님이 원하는 대로 주방에서 즉시 반영한다. 닭발을 다 비우고도 양념이 아까워 야무지게 밥을 볶아 먹거나 국수를 비벼 먹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 상 위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단골도 여럿이다.
매콤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시원한 콩나물국이나 손맛 가득 담긴 열무김치도 별미다. 있는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직접 담그는 오이피클도 아삭하고 새콤한 맛으로 홍가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닭발과의 조합이다. 담그는 날의 재료 여건에 따라 어느 날은 두릅이나 고추 등이 함께 들어가기도 한다.

오후 3시에 문을 여는 덕에 일찌감치 낮술을 찾는 이들도 반갑게 들어선다. 하루 전 예약하면 즐길 수 있는 닭백숙이나 닭도리탕도 단골들이 선호하는 메뉴다. 가을이면 직접 딴 버섯들을 가득 넣고 끓여주는 버섯찌개도 예약 손님이 줄을 잇는다. 예약 메뉴와 함께 나가는 밑반찬들은 저장고에 보물처럼 보관하는 묵은지부터 가지, 감자, 멸치, 고추 등을 그날그날 볶아 만드는 집 반찬의 정수다. 집에서 즐겨 만들던 방식 그대로, 재료에 타협하지 않는 향자씨의 손맛이 '나만 알고 싶은 집'을 자꾸 알리게 만든다. 

 /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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