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종이 접기

2026.09.13 15:23:50

ⓒ그래픽=챗지피티
종이 접기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청주시문학협회 자문위원장

긴 달빛 아래 주저앉아 빗장 풀어내지 않아
애만 살 먹어 야무지게 생겨먹지 못하지

여유 없기에 여백의 공간 적을 수밖에
계절의 문턱 거침없이 넘지 못하지

하찮고 서툰 솜씨로 종이접기 하나 남겨
울음 삼켜 심하게 잠긴 목 가만히 추스르지

따분한 신세타령 맥 못 추어내어
어설프게 접어놓은 노랑나비 되지

방바닥에 누워 멋대로 역류하지 못해
뒹굴다 문득 하늘 날아갈 꿈꾸지

입가 잔주름으로 안개처럼 다가와서
잔잔한 사랑의 노랫소리로 들려오지

맑은 생각 종소리처럼 번져와 듣게 되어
퍼덕이는 꽃잎의 장막에 가만히 가둬 두지

빗물로 온통 씻겨 내려도 지워지지 못하는
긴 슬픔의 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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