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응기금 신설 충북 교부세 감소 우려…시민단체 전면 재검토 요구

2026.09.10 17:02:49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위해 지방교부세 개편을 추진하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먼저 적립하고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지방교부세 증가로 재정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충북도 등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막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금은 162조3천억 원 규모다.

기금이 만들어지면 지방교부세 산정 기준은 현행 내국세의 19.24%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한 내국세의 19.24%로 변경된다.

내국세를 재원으로 하는 보통교부세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정부가 징수해 지방에 교부하는 지방교부세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이 어려운 전국 지자체들이 우려하는 이유다. 지방교부세에서 97% 정도를 차지하는 보통교부세는 지방정부가 용도를 자체적으로 지정해 사용하는 자주 재원이기 때문이다.

민간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가 분석한 결과 내년 보통교부세는 29조6천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대응기금에 전입되지 않으면 교부세 규모는 98조1천억 원으로 예상되지만 개편이 이뤄지면 68조5천억 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나라살림연구소의 기금 전출 여부에 따른 보통교부세 자료를 보면 충북은 기금 미전출 시 내년에 6조1천억 원의 보통교부세를 받게 된다.

하지만 기금 전출이 현실화하면 1조9천억 원이 감소한 4조3천억 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4조2천억 원보다 1천억 원이 늘어난 수준에 불과하다.

미래대응기금은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청년·지역·교육·인재 등 미래 분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 같은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재원 마련 과정에서 지방교부세가 축소되면 지방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부세가 줄어들면 지역 현안 사업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지방재정 자주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충북 시민사회단체는 지방재정 자율성을 축소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균형발전지방분권충북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자체는 정부의 국비지원 공모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방향과 선정 기준에 맞춰 사업을 기획하고 지방비를 매칭하는 등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제약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반 재원까지 기금으로 전환되면 지방이 지역의 필요에 따라 재원을 자율적으로 배분할 여지는 더욱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위해 지역에 배분될 보통교부세 증가분을 일방적으로 전입하는 것은 지방재정의 자율성·독립성을 명백히 훼손하고 재정 분권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축소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재검토하고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전국 18개 단체도 지난 8일 성명을 내 "추가 세수를 독식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취지를 역행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를 개선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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