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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른바 '야차룰'이 하나의 놀이처럼 퍼지면서 청소년들의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차룰은 보호장구 없이 별다른 규칙도 두지 않은 채 상대를 제압할 때까지 맨몸으로 싸움을 이어가는 극단적인 격투 방식이다.
최근에는 '야차룰'이라는 말 자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싸움을 제안하거나 상대와 맞붙자는 의미의 은어처럼 사용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취재진이 SNS에서 관련 게시물과 댓글 등을 살펴본 결과, '야차룰'은 실제 격투를 지칭할 때뿐 아니라 '야차룰 뜨자' 등의 표현으로 친구끼리 장난을 치거나 가볍게 대결을 제안하는 상황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다.
SNS와 유튜브에서는 이 같은 야차룰을 소재로 한 영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야차룰'을 검색하면 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들이 서로 발차기를 주고받고 싸우는 영상부터 또래들이 주변에 모여 격투를 지켜보는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영상 속 격투는 별도의 보호장구 없이 맨몸으로 진행된다.
특히 실제 싸움이 아닌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도 서로 주먹을 겨누거나 가볍게 몸싸움을 하며 '야차룰'을 따라 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심각한 폭력 행위를 뜻하는 말과 행동이 일상적인 장난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계가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사망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29일 밤 0시 2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공원에서 20대 여성 A씨가 10대 여성 2명과 잇따라 싸우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남녀의 강요로 10대 여성 2명과 이른바 '야차룰' 방식의 싸움을 벌였다.
A씨는 싸움을 원하지 않았지만 강요에 의해 싸움에 내몰렸고, 10대 여성 2명과 차례로 싸운 뒤 의식을 잃었다.
사건 직후 피의자들은 경찰과 소방당국에 '술래잡기를 하다가 넘어졌다'는 취지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과 부검 등을 통해 실제 싸움이 벌어진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대구 동구에서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맨몸으로 싸우는 영상이 SNS에 확산됐다.
처음에는 1대 1 싸움으로 시작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중학생이 폭행에 가담하면서 여러 명이 뒤엉킨 난투극으로 번졌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장난처럼 소비되는 표현과 격투 콘텐츠가 실제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야차룰을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야차룰을 단순한 놀이문화나 스포츠로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의 인식을 바꾸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낙범 청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이자 청주청원경찰서 청소년선도심사위원회 위원은 "과거에도 '맞장 뜨자'는 식으로 서로 싸움을 제안하는 일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야차룰이라는 새로운 용어와 함께 격투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받아들여지는 점이 다르다"며 "특히 서로 동의해 싸우거나 각서를 작성하면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단순히 당사자끼리 싸우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격투 장면을 접하고 이를 스포츠나 경쟁처럼 받아들이는 청소년들도 있다"며 "싸우는 모습을 직접 촬영해 공유하는 것도 이런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차룰은 보호장구나 정해진 규칙 없이 이뤄지는 만큼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야차룰이 단순한 게임이나 스파링이 아니라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교육과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