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의 문화유산, 100년 만에 지역으로 돌아온다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등 내년 고향 품으로

2026.09.09 15:27:16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왼쪽)과 보물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비'.

ⓒ국립중앙박물관
[충북일보] 일제강점기 이후 서울에 머물러 온 충주의 국보와 보물이 내년 문을 여는 국립충주박물관을 통해 지역으로 돌아온다.

오랜 기간 타지에 보관·전시돼 온 충주의 대표 석조문화유산이 지역으로 이전되면서 '문화유산 제자리 찾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따르면 국립충주박물관에는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을 비롯해 보물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비', 보물 '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 등 충북 중북부권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3점이 이전될 예정이다.

특히 홍법국사탑과 탑비는 충주시 동량면 합천리 정토사지에서 나온 유물로 충주와 역사적 연고가 뚜렷하다.

고려시대 승려 홍법국사의 사리를 봉안한 홍법국사탑은 고려 석조문화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승탑이며, 탑비는 홍법국사의 행적을 기록한 중요한 금석문 자료다.

두 유물은 본래 정토사지 일대에 자리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울 경복궁으로 옮겨졌고, 이후 국립박물관을 거쳐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전시되고 있다.

이번 이전이 이뤄지면 사실상 100년에 가까운 서울 생활을 마치고 충북으로 돌아오게 된다.

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

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도 국립충주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월광사지에서 출토된 이 탑비는 충북 중북부지역의 불교문화와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이번 이전은 문화유산을 원래 유적지로 되돌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국립충주박물관은 정토사지나 월광사지의 원래 자리 자체가 아니라 충주·제천·단양을 아우르는 지역 거점 박물관으로 건립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에 집중됐던 지역 문화유산을 역사적 연고가 있는 충북에서 직접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에서는 이번을 계기로 청주에 있는 충주·제천·단양 출토 유물들의 추가 이전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규모는 관계기관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충주박물관과 국립충주박물관의 역할도 차별화될 전망이다.

기존 충주박물관이 시민 기증품 등을 바탕으로 충주의 정체성과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전시를 강화한다면, 국립충주박물관은 충주·제천·단양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폭넓게 다루는 광역 문화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충주박물관 관계자는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역에서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충주를 비롯한 중북부권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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